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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결심 순간부터 오기·용기로 밀어붙였죠"

화이트보스 2010. 4. 29. 14:51

중국 유학 결심 순간부터 오기·용기로 밀어붙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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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28 16:39 / 수정 : 2010.04.29 02:58

두 자녀 중국유학 성공시킨 엄마

요즘 미국 유학만큼이나 중국 유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중국 유학에 관한 정보는 높아진 관심을 뒷받침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유학사이트에 가면 귀를 현혹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있지만 무조건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두 아이를 중국에서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북경대, 청화대에 입학시킨 엄마 이채경(45)씨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노하우를 들어보자.

중국 유학, 새로운 가능성

2003년 말, 이씨는 남편이 홍콩 주재원으로 파견됨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홍콩으로 떠났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던 만큼 홍콩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두 아이 모두 홍콩에 가기 직전까지 특별히 영어를 배운 적이 없었기에 심각한 언어장벽에 시달렸기 때문. ESL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캐나다 국제학교에 입학했지만,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을 견뎌야 했다.

홍콩 생활에 적응할 무렵, 이씨는 새로운 고민을 했다. 점점 높아지는 중국의 위상에 따라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었으나 아이들이 버거워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은 홍콩은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거세요. 영어와 중국어는 기본으로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깔렸죠. 주변에서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열심히 가르치는 엄마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어요.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경쟁력임을 알려주고자 했죠"

대신 이씨는 단지 점수를 위한 중국어 공부보다는 자연스럽게 중국을 접하게 해주기로 했다. HSK(중국어능력 검정시험)점수 올리기 식 공부는 당장은 이로울지 모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손해라고 여겼다. 중국 문화를 통해 배워야 오래 남는다고 확신했다. 우선 방학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중국 심천 지역으로 홈스테이를 떠났다. 홈스테이를 하면서 아이들을 현지 학교에서 청강수업을 듣게 하고, 배드민턴과 마작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즐기게 했다. 과외 선생님을 구해 중국어를 배우게 했다. 하현지(21)양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중국어를 자연스럽게 접했기에 거부감이 덜했다"고 말했다.

3년간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을 준비하던 무렵, 이씨는 돌연 중국 유학을 떠올렸다. 맛보기에 머물 것이 아니라 중국어를 적극적으로 배우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중국의 높아진 위상을 들려주고, 중국 유학에 관한 정보를 같이 알아봤어요. 그러자 아이들도 중국어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중국행을 결심하게 됐지요"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두 아이 명문대 합격

이씨는 중국에 가기 직전 마치 수험생처럼 중국의 교육제도와 유학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좋은 학교가 많은 칭다오에 있는 중국 로컬학교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하현지양은 고2, 하동인군은 고1 과정으로 입학했다. 이씨는 "걸음마 수준의 중국어 실력으로 중국의 현지 학교에 바로 입학해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지인들과 체험하지 않으면 중국어를 익히기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점차 학교생활에 익숙해지자 자연히 중국 대학 진학으로 마음을 굳혔다. 동인(19)군은 "그때부터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북경대에 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1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마칠 무렵, 이씨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좀 더 일찍 중국 대학에 입학할 것을 목표로 학교를 그만두고 입시학원행을 선택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현지 학교에서는 중국어 실력에서 월등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성적을 잘 받을 수가 없어요. 또한 중국인이 다니는 학교에는 외국인을 위한 지도반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씨는 외국인 특별전형을 떠올렸다.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특별전형은 문·이과 각각 5과목의 시험을 치르는데, 학교와 연도에 따라 시험 과목은 달라진다. 입시준비를 효율적으로 하고자 그들은 북경에 있는 입시학원의 도움을 처했다. 현지양과 동인군이 책과 씨름하는 동안 이씨 역시 중국 대학 정보를 알아보면서 수험생 못지않은 치열한 생활을 했다. 그의 이런 정성과 현지양, 동인군의 노력이 더해져 일년 6개월간의 수험생활을 마치자 각각 청화대·북경대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북경대를 진학한 유학생들의 중국 거주 평균 기간이 약 4.4년이라는 점을 미뤄 볼때 그들의 합격은 대단히 드문 경우다. 이씨의 얘기다.

"중국 유학을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오기와 용기로 밀어붙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유학을 보낸 부모라면 아이가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만 믿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사전 정보를 습득해 적재적소에서 판단을 잘 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