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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퍼팅은 25㎝에 달려있다"

화이트보스 2010. 5. 4. 15:28

정확한 퍼팅은 25㎝에 달려있다"

입력 : 2010.05.04 03:18

퍼팅 전문가 허리언 박사

'퍼팅의 방향성은 25㎝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퍼팅 임팩트 이후 25㎝ 지점까지의 진행을 보면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25㎝를 가야 할 쪽으로 똑바로 굴리기가 쉽지 않다. 퍼터로 친 공은 처음에 회전 없이 일정 거리를 미끄러지는 '스키드(skid·미끄러짐) 현상'이 나타났다가 잠시 후 굴러간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것처럼 스키드 현상은 퍼팅의 방향성을 흐트러뜨리는 가장 큰 위험 요소이다.

자신이 개발한 퍼터를 들어 보이는 폴 허리언 박사.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3일 만난 영국의 폴 허리언(39) 박사는 "임팩트 후 미끄러지는 거리가 짧을수록 골퍼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체 역학을 전공한 허리언 박사는 1초에 3000장의 사진을 찍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선수들의 퍼팅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퍼팅 전문가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3일 미국 PGA 투어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유럽 최고의 골퍼로 꼽히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이 허리언 박사에게 퍼팅 교습을 받고 있다. 그는 "2년 전 처음 만난 매킬로이는 너무 강한 힘으로 퍼팅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놀랄 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퍼터로 친 공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정 거리를 회전 없이 미끄러지는‘스키드 현상’이 생긴다. 폴 허리언 박사가 스키드 현상을 줄일 수 있게 개발한 퍼터로 친 공(초속 2.25m)은 10인치(약 25㎝) 지점을 지날 때 220도가량 회전한 것을 볼 수 있다. /젤 퍼터 제공
허리언 박사는 "퍼팅은 다른 어떤 샷보다 임팩트 순간이 짧다. 그만큼 민감하고 제어하기 어려운 샷"이라고 말했다. 임팩트 순간 공이 클럽의 힘에 잠시 눌렸다가 튀어나가는 드라이버샷은 공이 클럽 페이스에 닿는 시간이 0.002~0.003초 정도지만, 가볍게 '톡' 때리는 퍼팅은 0.0005초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페이스에 수평의 홈(그루브)을 파서 스키드 현상을 크게 줄인 '젤(Gel) 퍼터'를 개발해 판매 중이기도 하다.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아서 연습 시간을 늘리라"고 '뻔한' 듯한 말을 했다. "한 라운드에서 68타를 쳤다면 그중 퍼팅이 30타 정도 됩니다. 골프 샷의 40% 이상이 퍼팅인데, 연습 시간의 40%를 퍼팅에 투자하는 아마추어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 말을 듣자 '퍼팅을 잘하려면 연습시간을 늘리라'는 충고가 뻔한 말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