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블로그 스타
인테리어ㆍ패션ㆍ요리ㆍ여행 등 인기… 책 내고 방송 출연하며 사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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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의 여왕' 안지영씨. |
스타는 TV나 영화를 통해서만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짱’ ‘몸짱’ 등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그런데 기존의 인터넷 스타가 얼굴이나 몸매 같은 외적인 요소로 눈길을 끌었다면, 새롭게 떠오른 블로그 스타(blog star)는 재능과 감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테리어 노하우, 요리 실력, 문장력, 예술적인 감각을 블로그로 대중에게 알려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는 웹로그(weblog)라고도 하며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개인 웹사이트를 말한다. 블로그 스타는 자신의 블로그 콘텐츠를 바탕으로 책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며 사업도 한다. 온라인에서 쌓인 내공을 오프라인에서도 거침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인테리어와 수납 부문의 블로그 스타를 만나보자. 안지영(41ㆍhttp://blog. naver.com/anji0723)씨는 지은 지 14년이 넘은 아파트를 예쁘게 장식하고 이를 블로그에 올려 수많은 팬을 가지게 됐다. 생활잡지 ‘까사리빙’이 최근 개최한 ‘내가 꾸민 집 소개하기’ 이벤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그의 인테리어 솜씨는 수준급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늑한 집을 만드는 안씨만의 노하우는 그의 블로그에 올려지다가 최근 ‘억척주부 안 여사는 돈 안 들이고 집 고치는 비법을 알고 있다’라는 책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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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납왕'으로 불리는 현진희씨. |
특히 안씨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소품은 거실에 놓인 하얀 테이블이다. 원래 군용 트렁크였던 것을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흰색 페인트를 칠했고 사포질을 한 뒤 컨트리풍의 탁자로 변신시켜 흰색 소파와 멋진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
인테리어나 소품의 경우 개량 전후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시각적 자료가 필수적인데 블로그는 사진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어 효과적이다. 안씨는 이미 ‘리빙센스’ 등 여성잡지의 인테리어 코너에 수차례 등장했고 세제 전문업체인 페브리즈의 ‘깔끔 주부단’ 1기 대표를 맡기도 했다.
‘베비로즈’라는 닉네임을 쓰는 경기도 용인의 현진희(42ㆍhttp://blog.naver. com/jheui13)씨는 인터넷에서 수납왕으로 불린다. 그는 블로그 ‘살림노하우’ 코너에 직접 제작한 수납도구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 중 세탁소 옷걸이를 이용한 수납법은 260개가 넘는 칭찬 리플(댓글)이 달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하얀 철사 옷걸이 양쪽을 펜치로 가볍게 구부려서 만든 바지 걸이, 원피스 걸이는 집게가 있는 기성 제품보다 공간 활용이 효율적이고 사용법도 간단하다. 현씨의 블로그는 하루 2만여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총 방문자는 75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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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쇼핑몰 '업타운걸'을 운영하는 강희재씨. |
패션 부문에서는 강희재(32ㆍhttp:// cyworld.nate.com/heejaeholic)씨가 단연 선두주자다. 강씨는 2003년 초부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 자신이 수집한 인형과 인형 옷을 찍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방문자들은 강씨가 입은 옷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의 남다른 패션감각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이것을 사업으로 연결시켜 2004년 ‘업타운걸’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이름이 워낙 알려져 별다른 홍보 없이도 월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2005년 9월에는 GS홈쇼핑에 ‘업타운걸 by 강희재’라는 브랜드를 올렸다.
2005년 5월에는 국내 싱글 여성의 일과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싱글즈 인 서울 시즌3’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씨의 생활과 인터넷쇼핑몰 운영 노하우를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하기도 했다.
심지어 강씨가 살고 있는 원룸의 내부 사진까지도 네티즌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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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에세이로 유명해진 박성빈씨. |
여행을 테마로 삼은 블로그 스타도 있다. ‘노바’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회사원 박성빈(27ㆍhttp://blog.naver.com/ bluenova00)씨는 8년 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2001년부터 다섯 차례 유럽 여행을 다녀왔고 수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이를 게시할 곳을 찾다가 블로그를 이용하게 됐다. 박씨는 사진과 함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냈다. 이국적 분위기의 사진과 낭만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메인 페이지에 일곱 차례나 소개되었다.
그는 “글을 쓰면서 사진을 찍던 순간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씨는 ‘그리우면 떠나라’라는 포토에세이집을 펴냈다. 지금도 여행 관련 책을 세 권이나 쓰고 있다. 2006년 11월 5일에는 다큐프로 ‘MBC스페셜’에서 이별한 사람의 아픔을 위로하는 사진작가로 출연하기도 했다.
‘당그니’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김현근(33ㆍwww.dangunee.com)씨도 블로그 스타다. 김씨는 일본으로 애니메이션 유학을 떠났고, 2005년 8월부터 그곳의 생활을 자신의 블로그에 만화로 연재하기 시작했다. 제목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 표류기’. 만화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김씨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2006년 5월에는 그 동안의 만화를 묶은 ‘당그니의 일본 표류기’가 책으로 나왔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의 저자 박경철(41ㆍhttp://blog.naver.com/donodonsu)씨는 블로그계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의 블로그에는 인생, 음악, 미술, 칼럼, 기행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에 따뜻한 내용이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진료 현장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두 권짜리 에세이집으로 나왔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 실속 있는 미술 콘텐츠로 유명한 블로그는 박누리(25ㆍhttp://paper.cyworld.nate.com/museenuri/)씨의 싸이월드 페이퍼 ‘뮈제 드 누리(Muse du Nuri)’가 있다. 1인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 페이퍼는 개인의 일상을 보여 주는 미니홈피와는 달리 전문적인 콘텐츠를 올리는 공간이다. 박씨는 페이퍼에 다빈치, 클림트, 드가, 모슬로 등의 작품을 실으면서 그만의 독특한 해석과 감상을 올려왔다. 현재 그의 페이퍼를 구독하는 사람은 2만명이 넘는다. 2006년 4월에는 기존 페이퍼 내용과 새로운 작품 해설을 보태 ‘꿈을 꾸다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다’라는 미술 에세이집을 펴냈다.
역시 그림 이야기를 하지만 특이한 관점과 기발한 발상으로 네티즌의 관심을 사로잡은 블로거는 ‘김치샐러드’라는 필명을 가진 윤명진(27ㆍhttp://blog.naver. com/2x5)씨. 그림을 글로 설명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한 윤씨는 만화로 그림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네티즌에게 어필했다.
윤씨의 ‘그림 읽어주는 손가락’이라는 만화에서는 말하는 손가락 캐릭터가 등장해 친절하게 다양한 그림을 설명해 준다. 그는 마우스로 거칠게 그린 네티즌의 그림을 김홍도의 풍속화와 비교하면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견해까지 올려 인터넷에서 열띤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개인 전시회를 열었고, ‘그림 보여주는 손가락’이라는 책도 냈다.
인터넷에서 돋보이는 영역으로 요리를 들 수 있다. 대표주자는 문성실(31ㆍhttp: //blog.naver.com/shriya)씨. 그는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남자 쌍둥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였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유명인이 됐다. 가족을 위해 정성껏 만든 문씨의 요리가 블로그를 통해 주부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문씨의 블로그에는 ‘디너서비스’ ‘행사음식’ ‘홈베이킹’ ‘매일 반찬’ ‘일품요리’ ‘특별간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음식이 풍부한 사진과 상세한 조리법으로 설명돼 있다.
이 외에도 그가 들려주는 가족의 일상 생활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전달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씨의 블로그에는 하루 5000명 이상이 찾아오며, 지금까지 550만명에 달하는 방문자가 다녀갔다. 그는 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세 권의 요리책도 펴냈다.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 먹기’ ‘참 쉬운 미니오븐 쿠킹’ ‘12분 만에 뚝딱, 우리 아이 튼튼 밥상’ 등에는 문씨의 생활 속 지혜와 요리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요즘에는 육아포털사이트 ‘베베하우스’에 ‘쌍둥맘의 행복한 밥상’이라는 요리칼럼도 연재하고 있다.
문성실씨의 블로그가 가족이나 손님에게 차려주는 음식의 요리법으로 주부에게 인기를 얻었다면, 신세대 블로거 김민희(26ㆍhttp://blog.naver.com/oz29oz)씨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색적인 음식을 만들어 스타가 됐다. 김씨의 블로그에 올라온 요리 대부분은 남자친구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음식 리스트만 봐도 ‘축구공 초밥’ ‘닭고기 만두컵’ ‘김치밥 피자’ ‘고추장 스파게티’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느껴지는 이름으로 가득하다. 김씨의 음식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적인 맛에 신세대의 감각을 적절하게 배합한 퓨전이다.
음식의 양도 여러 식구보다는 1~2인을 위한 소량이다. 본인이 말하는 김민희표 요리의 특징은 “잡지나 레스토랑에 있는 음식을 내 입맛에 맞게, 집에 있는 재료에 맞게 바꾼 것”이다. 예를 들어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의 인기 메뉴 ‘몬테크리스토’를 집에서 만들 때 김씨는 칠면조 대신 구하기 쉬운 닭고기를 썼는데, 이것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젊은 사람의 취향에 잘 맞는 레시피라고 입 소문이 나면서 김씨도 ‘야옹양의 두근두근 연애 요리’라는 책을 발간했고 현재 두 번째 책 ‘국민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 케이블 채널 올리브에서 ‘야옹양의 연애요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전기밥솥 브랜드 ‘쿠첸’과 계약을 맺어 요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주부 블로거를 뜻하는 ‘와이프로거(wifeloger)’, 블로그와 북을 합성한 ‘블룩(blook)’ 등 블로그와 관련된 다양한 신조어가 속속 탄생하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2005년 11월 블로그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블로그가 기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비해 정보의 양, 질, 역동성 측면에서 진일보했다. 과거 인적 네트워크와는 차원이 다른 지식인맥과 기존미디어가 흉내 낼 수 없는 공명의 장을 형성하면서 사회 전반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블로그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큰 트렌드를 읽고 합리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블로그는 지속 가능한 정보경쟁력 원천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은 weekly.chosun.com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ihseo@chosun.com
배상명 주간조선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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