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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한국은 경제 우방, 안보 위협

화이트보스 2010. 5. 14. 10:56

중국에 한국은 경제 우방, 안보 위협

  • 신상진 광운대

입력 : 2010.05.13 03:02

[2] 중국이 보는 한국

상하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천안함 사건 희생자에게 위로의 뜻을 표시하고 한국 정부의 과학적·객관적 조사에 대해 평가한다는 발언을 한 후, 곧바로 김정일이 방중(訪中)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양국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로 한·중 외교 갈등이 발생한 듯한 모습이 부각되었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한·미 간 교역과 한·일본 간 교역을 합친 것보다 커졌다. 이 정도로 경제분야에서는 한·중 관계가 긴밀해졌지만, 이번 한·중,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외교안보 관계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북한 김정일을 초청하여 환대하고 국제사회에 동맹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의 행동은 2008년 중국이 제의하여 설정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관계'가 아직은 허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북한 문제에 부딪히기만 하면 중국은 한국과 마찰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중국에 한국은 어떤 존재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에 있어 한국은 경제·문화적으로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우방이지만, 정치·군사적으로는 잠재적 위협이라는 모순된 존재다.

중국은 한·미 동맹을 매우 의식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과도하게 중시하면서 북한의 붕괴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판단한다. 나아가 한·미 동맹은 중국의 지역 내 안보 이익에 대한 위협이라고 인식한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바로 그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동맹은 역사적 유물"이라고 비난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외교 의전상 있을 수 없는 무례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중국이 한·미 동맹을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중국이 한국의 대미 동맹 강화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미·중 관계의 경쟁적 성격에 기인한다.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엔 미국이 일본에 대한 기대를 접고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통해 21세기 동북아 영향력을 유지해 나가려 한다는 우려가 적잖게 존재한다. 또 중국의 전략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국제안보 유지비용을 전가함으로써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중국 내 반미(反美) 정서는 상당한 정도이다. 중국인들의 대한(對韓) 정서는 반미 정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북한만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고 본다. 9일자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진행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중국 내의 이런 정서가 잘 나타나 있다. 천안함사건 발생 책임 소재가 북한(9%)보다 한국(59%)과 미국(25%)에 있다는 왜곡된 여론이 형성될 정도다.

중국의 대한(對韓) 정책이 한반도 안정 유지와 영향력 확대를 핵심 기조로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중국은 한국에 대한 외교안보(外交安保) 정책을 선택할 때 양국 관계 외에 북한 문제와 미국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해 왔다. 앞으로 북한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북한의 체제 불안정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미·중 간 경쟁도 더욱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이다. 그 결과로 정치·군사 문제에서 한·중 간 마찰 역시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두면 한국의 대북 정책과 대미(對美) 동맹정책에 대한 중국의 우려와 대응도 더 직설적이고 공세적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중 관계를 정치·군사 분야에서도 전략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하루빨리 성숙시켜야 한다. 이것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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