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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 박근혜 비하(?) ‘일파 만파!’

화이트보스 2010. 5. 16. 13:00

정운찬 총리, 박근혜 비하(?) ‘일파 만파!’
‘잘못된 약속조차 막 지키려 하는 여자’ 농담 vs 진의 파장 확산
 
김기홍 기자
정부여권의 박근혜 전 대표 흔들기가 ‘도(道)’를 넘는 형국이다. 최근 잇따른 한나라지도부·친李계의 ‘朴, 6·2지원’ 압박행보에 이어 전직 대통령까지 가세해 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성토와 함께 박 전 대표를 우회 비토하면서 갖은 논란을 빚고 있다. 여기에 정운찬 국무총리까지 가세한 가운데 그의 ‘朴, 폄하(?)’ 발언이 도마에 올라 여론의 조소를 사고 있다. 정 총리가 故한준호 준위 유가족에 대한 위로자리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며 일부 중앙지들이 인터넷 판을 통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정 총리는 13일 오후 경남 진해 故 한준호 준위 집에서 유가족을 만나 “잘못된 약속조차도 막 지키려 하는 여자가 있는데 누군지 아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안 오실 줄 알았다”는 유족들 말에 “지난번 조문 때 약속치 않았느냐”라고 답한 뒤 이같이 물었으나 그는 곧바로 웃으며 “농담”이라고 했다는 것. 이 자리엔 친朴계인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이 배석했다.
 
그러나 정 총리의 ‘발언’을 두고 진의와 해석이 분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여권이 ‘세종시 6월 처리-당론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 고수를 염두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유가족에 대한 위로자리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란 점에서 작심한 말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세종시 원안=잘못된 약속’ ‘박 전 대표=무조건 지키려는 여자’란 저의를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사실 정 총리의 ‘朴, 비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표를 ‘계파 보스’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또 같은 달 ‘이명박 대통령-박 전 대표’간 ‘강도론 공방’ 당시에도 “집안사람이 강도로 돌변한다는 건 내 상식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의 비난여론과 함께 한나라 친朴계의 반발 등 파문이 확산되자 총리실 측은 “분위기를 맞추려 순간 나온 말이다.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다. 분위기상 박 전 대표를 비하하는 뜻은 아니었다”고 즉각 해명 및 진화에 나섰으나 쉬이 숙질 조짐이 아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총리자질 너무 의심스럽네. 나라꼴 한심하다” “막가파가 정도를 걸으려는 사람을 걸고넘어지면서 적반하장 격으로 막가파로 몰아붙이는 세상, 가증스러움을 넘어 참 무서운 세상이란 느낌이 든다” “이 정권은 한쪽에서는 씹고 한쪽에서는 도와 달라 손 내밀고 정말 X정권이네”등등 극한 비난과 조소를 보태고 있다.
 
또 이 모 네티즌은 14일 박 전 대표의 미니홈피에 남긴 글을 통해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아니 낯이 화끈거린다.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힘에 버겁고, 혹시 손해가 될지언정 그 약속을 지킬려 애쓰고 진정 사죄, 인정하고 그래도 그 약속을 믿고 찍어준 국민들이 이해해 줄까 말까인데 이 중대한 시점에 총리가 어찌 그런 말을 할수 있는지 무식한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친朴추종체의 반발 및 사퇴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연합은 14일 논평을 내고 정 총리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면서 “정 총리가 ‘잘못된 약속’이라 표현한 세종시 원안추진은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무려 12번을 약속한 바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여자’란 표현은 박근혜 전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임은 물론 전체 여성을 모독하는 발언에 해당함도 일러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 총장출신의 국무총리가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국민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 총리는 이번 망언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도 정 총리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사모 정광용 대표는 14일 모 종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터져 나오는데 정 총리는 이번 기회에 사퇴해 줘야 한다”며 “국격을 지킬 수 있는 괜찮은 총리가 다시 임명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 친朴계는 현재 거세게 반발하면서 정 총리의 사퇴요구에 나섰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국무총리가 망언을 했다. 만인지상의 총리가 순국장병 유족들을 찾아 할 수 있는 농담이 아니다. 티끌만한 양심이 있다면 책임져야한다”고 말해 사실상 정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 친朴계 의원들은 14일 관련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현재 이와 관련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당 지도부·친李계의 ‘6·2지원’ 요구와 관련해 지난 7일 대구에서 “일체 없다. 개별선별지원도 없다“고 분명히 못 박았을 뿐,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신의 선친(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에도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정 총리는 최근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박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이해 및 협조를 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국민들, 충청도민에게 구해야지 나한테 할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거절해 온 상태다.
 
한편 지선을 목전에 둔 한나라당은 잇따른 악재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하며 사실상 지원유세를 거부한 상황인데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시위 반성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킨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역풍’ 우려와 함께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