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물류·해양관광·신산업 인프라 구축 한창
인천에서 반도의 남쪽 끝을 향해 내달려온 서해안고속도로가 끝나는 곳, 목포 북항. 이곳에서 바다 건너 지척에 보이는 섬은 충무공이 정유재란 때 진(陣)을 설치해 주둔했던 고하도. 지금은 동북아 무역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목포신항이 자리잡고 있다.바깥 바다(外海)에서 목포항으로 들어오는 길목인 북항(죽교동)과 고하도 사이 바다 위로 자동차 전용도로가 놓인다.
- ▲ 서남권 물류 흐름에 일대 전환을 가져 올 목포대교가 교각공사를 마친 뒤 상판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 앞쪽은 고하도, 바다 건너 먼쪽은 유달산 자락과 유달ㆍ죽교동이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이 다리의 주탑 높이는 국내 3번째, 주탑 사이 거리(중앙 경간장)는 500m로 인천대교에 이어 2번째다. 무엇보다, 이 다리는 단순한 해상교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목포권 물류·교통 흐름을 바꾸고, 국토의 대동맥을 잇는 대역사(大役事)다.
서해안을 타고 오가는 물동량은 새로 놓인 목포대교를 통해 목포신항은 물론, 대불산업단지와 현대삼호중공업·대한조선 등 조선산업기지, F1국제자동차경주장과 J프로젝트 개발지역 등으로 직접 건너간다. 그동안 목포시내를 지나 영산강 하구둑으로 건너던 데 비해 자동차로 적어도 40~50분 단축된다. 양쪽을 잇는 도로가 1개뿐이어서 매일 출퇴근 시간이면 되풀이됐던 교통체증도 해소된다.
- ▲ 목포 평화광장 앞바다에 최근 선보인 초대형 해상음악분수 공연이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 김영근 기자
박병욱 목포시 기획관리국장은 "고하도 관광개발과 목포신항 확충은 물론, 정부의 '남해안 선벨트' 사업에도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항만·물류거점 도약
개항 100년을 넘긴 항도(港都) 목포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개항장을 중심으로 신(新)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근대도시로 성장을 거듭, 1930년대 국내 '3대 항, 6대 도시'의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로 여겨지며 쇠락을 거듭해온 도시. 목포가 40년여의 세월을 딛고 재도약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동북아 항만·물류 거점도시 ▲국제적 해양관광 중심도시 ▲미래형 신산업 도시로의 비상을 시작했다.
목포신항에는 수시로 2만~3만t급 선박이 입항, 컨테이너와 수출용 자동차를 선적한다. 현재 5선석이 운영중인 신항은 앞으로 12선석과 물류배후단지 47만㎡를 갖춘 대중국 무역·크루즈항으로 발돋움한다. 내항은 요트마리나 전문항으로, 북항은 수산물 유통 및 연안어업 지원항으로, 남항은 관광·레저항으로 각각 기능에 따라 정비·개발되고 있다.
김윤식 시투자통상과장은 "목포신항 물동량이 올 상반기에만 2만TEU를 넘어서 지난 한해 물동량(7800여TEU)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새로운 국제 컨테이너항로 개설 등 포트세일즈 활동을 강화, 동북아 물류거점항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해양문화축제 100만명 몰려
- ▲ 하당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목포해양문화축제는 해양도시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와 체험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외부제공
조건형 시관광기획담당은 "해양음악분수 설치와 야간경관조명, 어시장 정비 등 체류형 관광객 유치사업이 효과를 거두면서 목포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의 중·소형 조선산업단지와 대불산업단지·현대삼호중공업 등을 중심으로 서남권 조선산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져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세라믹·신재생에너지·고기능성수산식품·해양레저 등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위한 선도기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들 첨단분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대양산업단지'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도시 쑥쑥… 원도심도 활력
목포 땅과 맞닿아 있는 무안 남악신도시에 4년 전 전남도청이 옮겨온 뒤 수십 개의 광역 단위 공공기관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목포권에 인구 3만의 신도시가 생겨났다. 무안공항은 목포권이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하당·남악 신도시 개발에 따라 쇠퇴를 거듭해오던 목포 옛 도심에서는 지난달 말 31층짜리 쌍둥이 주·상·관 복합빌딩이 착공됐다.
정종득 시장은 "우리나라 해양 진출의 전진기지로서, 목포대교 등 핵심 인프라를 차질 없이 구축하면서 남해안권종합발전계획·F1대회 등과 연계해 서남권 공동발전을 위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