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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어 생기는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관절염·디스크 올 수 있어요

화이트보스 2010. 9. 27. 16:56

하이힐 신어 생기는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관절염·디스크 올 수 있어요

2010.09.13 00:08 입력 / 2010.09.13 09:43 수정

중년여성, 관절이 위험하다

‘발가락이 닮았다’. 작가 김동인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제목처럼 발가락 모양은 유전한다. 흥미로운 것은 무지외반증과 같은 발질환도 가족력이 있다는 것.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바깥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단순히 뼈가 굽는 것만 아니라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뼈 때문에 통증이 유발된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과 함께하는 ‘중년 여성, 관절이 위험하다!’ 마지막 주제는 무지외반증의 원인과 치료법이다.

무지외반증은 40~50대 중년층 여성을 노린다. 같은 나이대 발생률이 남성의 5~6배나 된다. 원인은 유전적 소인에 불편한 신발이 ‘방아쇠’ 역할을 한다. 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둘째 발가락 위로 올라타며 굽는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가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까지 1년간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은 환자 595명을 조사한 결과, 40~50대가 29%(174건), 50~60대가 30%(178건)로 중년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박의현 부원장은 “엄지발가락 안쪽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을 뿐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기능을 잃어 나머지 발가락에 체중의 대부분이 쏠리는 등 새로운 발질환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런 현상을 방치하면 걸음이 이상해져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이행된다. 실제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 ‘O자형 다리’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이나 보조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무지외반증은 수술 외엔 대안이 없다.

다행히 최근 수술법이 많이 개선돼 재활기간이나 재발률이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부분만을 절제했지만 근래엔 튀어나온 엄지발가락뼈 자체를 돌려주는 절골술로 재발률을 현저히 낮췄다.

게다가 핀 고정도 불필요하게 됐다. 일반 절골술은 교정한 뼈를 고정하기 위해 핀을 사용하고, 6주 후 다시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일상 생활로 복귀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함이 따랐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심동식 과장은 “골질이 좋거나 무지외반증이 심하지 않으면 핀 고정을 하지 않고 최소 절개를 이용해 수술을 한다”며 “흉터도 작아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이 심하거나 골질이 튼튼하지 않아 핀 고정이 꼭 필요한 환자에겐 미니 금속판이나 녹는 핀을 사용한다. 최소 절개 후 뼈를 고정하는 금속판은 수술 후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녹는 핀 역시 1년 정도 지나면 체내에 흡수된다.

수술시간은 30~40분, 입원도 2~3일이면 충분하다. 수술 2~3일 뒤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목발 없이 걸을 수 있다. 3개월 후에는 하이힐도 신는다.

무지외반증 등 발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신발 선택, 그리고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 발의 피로를 제때 풀어주어야 한다. 또 갑작스러운 운동을 피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 발 볼에 맞는 신발을 선택한다.

● 하이힐 신는 횟수를 줄이고, 가급적 굽이 5㎝ 이하인 것을 신는 것이 좋다.

● 실내에서는 하이힐 대신 볼이 넓은 편한 신발로 갈아 신는다.

●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습관적으로 엄지를 벌려주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한다.

● 엄지발가락 내측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편한 신발을 신는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