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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머리카락 가늘어질 때 약물 치료 시작하면 90% 막는다

화이트보스 2010. 9. 29. 14:18

탈모, 머리카락 가늘어질 때 약물 치료 시작하면 90% 막는다

"더 늦기 전에 관리하자"

마케팅회사 팀장 김모(47)씨는 요즘 아침에 샤워할 때마다 휘파람이 절로 난다. 휑하게 비었던 머리 숱이 촘촘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1년 전 부쩍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졌다. 고민하던 그는 문득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괜찮았지만 조부는 머리 숱이 거의 없었다. '탈모는 유전'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를 찾았고, 탈모 초기로 진단받았다. 김씨는 먹는 탈모약 처방을 받은 뒤 빠지는 머리카락이 줄어드는 동시에 새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머리숱이 많아졌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김씨의 사례와 같은 '남성형 탈모'는 우리 몸 속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사를 통해 DHT이라는 남성호르몬으로 변화하면서 생긴다. DHT가 모낭에 침범하면 모낭은 축소되고 축소된 모낭에서 자란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지며 결국에는 머리카락이 더이상 나지 않는다. 남성형 탈모의 70~80%가 DHT때문이며 나머지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이 호르몬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데, 현재까지는 유전적 요인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유전성 탈모는 김씨처럼 조부모 대에서 부모를 건너뛰고 손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탈모의 치료는 이런 원리를 역이용한다.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것을 막는 약물을 초기부터 복용하면 90%정도는 탈모를 거의 막을 수 있다. 어느정도 진행된 뒤 복용한다 해도 70~80%에 이르는 사람은 효과를 본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탈모는 언제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느냐가 관건이다. 일찍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활동이 더뎌지는 모낭을 다시 활발히 일하게 할 수 있지만 완전한 휴식기에 접어든 모낭은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는 이와 같은 약물 요법과 함께 모발이식술, 탈모 관련 의약·비의약품의 개발 등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 2010.09.29 09:0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