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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용’ 중국 배추값 80% 올라”

화이트보스 2010. 10. 4. 09:46

한국 수출용’ 중국 배추값 80% 올라”

한겨레 | 입력 2010.10.03 22:00 | 수정 2010.10.04 08:47

[한겨레] 물량 적은데 수입업자 몰리자 급등


"산둥성은 한국 사람들 배추 전쟁터"

배추·무 등 채소값 폭등에 정부가 수입 관세를 없애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중국 현지에서는 배추값이 연일 폭등하고 있고 그나마 배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가을 김장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할 이달 하순 이전엔 뾰족한 공급 확대 대책이 없다는 진단이 현실화하고 있다.

3일 중국 산둥성에 머물고 있는 민간 수입업자 ㄱ씨는 < 한겨레 > 와의 통화에서 "이날 배추의 t당 가격이 350달러로, 불과 보름 사이에 70~80% 치솟는 등 산둥성은 한국 사람들의 배추 전쟁터가 됐다"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뛰어오르기만 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산둥성 배추 산지로 건너가 1주일 이상 머물러왔지만 아직까지 배추 수입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배추 20t을 싣는 컨테이너 3~4개 물량만 확보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일 '김장철 채소류 공급 대책'에서 연말까지 수입 배추·무에 무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중국산 배추 수입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입 물량 확보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중국 현지에서 속이 꽉 찬 한국형 배추의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등 공급 물량 자체가 지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배추는 대부분 데쳐 먹는 겉절이형이고, 한국형 배추는 김치 수출업체 공급용으로 일부 재배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한국형 배추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현지 김치업체들이 배추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ㄱ씨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한국형 배추는 거의 모두 김치수출업체로 공급돼 결국 한국으로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중국 배추의 한국 직수입을 늘릴 경우 그만큼 한국 수출용 김치 생산량이 줄어들고, 결국은 한국 시장의 김치 공급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배추를 수입하려고 김치 수입을 줄이느냐, 아니면 김치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배추 수입을 포기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지, 배추와 김치의 수입 물량을 동시에 늘리는 방도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가락시장의 경매시장에서 수입 배추가 거래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ㄱ씨는 "한국에 물건을 가져가도 가락시장의 중매인들이 수수료 수입이 적은 수입 배추는 취급하지 않는다"며 "스스로 판로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물량 확보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4억원가량을 들여, 오는 5~20일 10만가구가 세 포기씩 담을 수 있는 배추 1천t을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 등 전통시장 16곳에서 시중가격의 70% 수준으로 할인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대 선임기자, 이경미 기자 koala5@hani.co.kr

[관련영상] '배추 폭탄' 재래시장의 아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