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 회복, 독자 콘테츠 확보 `모바일`을 잡아라
▲ 태블릿, 신문·출판산업 새 활로 =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국감에서 밝힌 9월말 기준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442만3000명으로 전체 가입자 5026만 명의 8.8%를 차지하며 연말까지 6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 등 태블릿 PC(Tablet PC)도 올해 판매대수가 1950만대, 2011년에는 181% 상승한 5480만대를 기록한 후 2014년에는 2억800만대까지 급증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차세대 PC로 일컬어지는 태블릿은 얇은 판막형 패널 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작동하는 것으로 전자책, 동영상, 게임기능과 함께 무선인터넷 접속 기능까지 갖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탭이 이달 말, 애플의 아이패드가 다음 달 출시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태블릿이 신문·출판 등 위축된 전통미디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신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PC와 노트북, 넷북은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입력장치를 가지고 기본적으로 생산작업을 위한 기기지만 스마트 폰과 태블릿은 소비작업을 위한 미디어”라고 설명하며 “태블릿이 새로운 뉴스소비창구로 자리 잡게 되면 신문사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뉴스 구독자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아마존(Amazon.com)의 킨들(Kindle)에 의해 전자책과 뉴스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바 있는데 태블릿은 킨들이 보유하지 않은 컬러화면에 동영상까지 재생할 수 있어 보다 진화된 뉴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졌다.
사용자는 PDF같은 기존의 신문편집 화면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뉴스를 선택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미지를 클릭하면 구현되는 수십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온라인과 연동돼 항상 최신뉴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태블릿을 가로, 세로로 움직여가며 기사 본문 글자를 크게 키워 읽을 수도 있으며 광고에도 동영상 기능을 삽입할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기기와 결합한 뉴스는 기존의 문자위주 뉴스가 아니라 동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서비스이며 개인화된 뉴스 서비스로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콤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1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퓨인터넷센터(Pew Internet Center)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며 응답자의 37%가 뉴스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포털에서 모바일로 뉴스 소비패턴 이동 = 이러한 결과는 뉴스소비방식이 기존의 TV, 라디오, 신문 등 전통미디어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인터넷기반의 모바일 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종이신문 대신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던 사람들의 뉴스 소비패턴이 모바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 사용자의 73.7%가 컴퓨터 대신 모바일로 하루 5회 이상 뉴스를 검색하는 것을 보면 조만간 스마트 폰이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시대 절대강자였던 네이버와 다음도 모바일 전략에 부심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인사이드 코리아’를 통해 지역소식을 담고 있으며 다음은 ‘줌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자치단체들과 MOU를 체결해 지역 뉴스와 문화, 여행, 맛 집 등을 싣고 있다.
이처럼 포털들이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들의 고민은 여전히 지역 콘텐츠 부재다.
네이버의 ‘인사이드 코리아’와 다음의 ‘줌인코리아’ 모두 지방자치단체들과 MOU를 맺고 지역 홍보기사와 네티즌이 쓴 여행, 문화, 맛 집 글을 올리지만 재미없는 자치단체 홍보 사이트로 전락할 우려와 네티즌이 올린 글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다음의 경우 줌인코리아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지역센터에서 자체 콘텐츠를 생산할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인구 5만에서 10만 명 사이의 크고 작은 전국 도시들을 일일이 취재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모바일 콘텐츠 전문업체 ㈜사이넷 한재성 모바일미디어 정보사업부장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모바일로 플랫폼을 옮겨감에 따라 포털들은 콘텐츠의 부재를 실감하고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포털과 중앙지, 지방지의 경계가 사라진 모바일시대에 지역신문은 맛집, 기업, 인물, 병원 등 맞춤형 지역정보를 빨리 축적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조영신 SK텔레콤 연구위원은 “인터넷 시장은 공짜라는 인식 때문에 인터넷에 제공되는 뉴스에 가치가 매겨지지 못했지만 1∼2달러를 지불해야 유료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할 수 있듯 모바일 시장은 유료라는 의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모바일에 제공되는 뉴스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에 눈을 돌려야하는 이유가 바로 ‘유료화’ 때문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지적인데 그는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고 지역신문들도 앞 다퉈 앱을 개발하려고 나설 게 아니라 더 많은 기사와 사진, 영상데이터를 가진 게 진정한 자산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콘텐츠만 있다면 돈을 내고라도 이를 가져다 쓸 기업들은 많다”고 조언했다.
결국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이다. 또 모바일 세상에서는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 먹거리 등 소소한 지역 소식이 중요한 정보가 되고 지역신문이 이러한 가이드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아스피린처럼 강력한 콘텐츠 필요 = 그렇다면 과연 어떤 콘텐츠가 유료화가 가능한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인가?
이에 대해 신문기자 출신으로 동영상 사이트인 태그스토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우병현 조선경제i 우병현 연결지성센터장은 “모든 콘텐츠가 돈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틀리다”며 “정치, 사회, 국제뉴스가 유료화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된 것으로 비타민처럼 건강을 위해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되는 뉴스가 아니라 아스피린처럼 강력한 효과를 지닌 뉴스여야만 유료화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그가 말하는 ‘아스피린 같은 콘텐츠’는 어느 것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하고 전집보다는 낱개 판매가 가능하며 비타민이 아니라 아스피린처럼 강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포털과 중앙지보다 지역의 면면을 꿰고 있는 지역신문들이 아스피린 같은 콘텐츠를 만들기 적합하다는 게 우 센터장의 진단이다.
태블릿이 신문업계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 “아이패드를 위시한 태블릿은 산업적 위기를 겪고 있는 종이를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무수히 많은 뉴스 가운데 신문의 최대 장점인 편집기능을 살려 기사 가치에 따라 PDF 타입으로 편집해 보여줌으로써 저비용으로 종이신문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가 있더라도 신문의 영향력과 매체 신뢰도가 회복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게 언론학자들의 분석이다.
심영섭 건국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1990년 55.4%였던 우리나라 신문의 신뢰도가 2008년 16%로 곤두박질친데 비해 일본 신문의 신뢰도는 여전히 80%를 넘고 있는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우리처럼 신문 신뢰도가 낮은 곳은 없다”며 “이는 언론의 역할 부재에서 온 것으로 지역신문은 주민의 공론장 역할에 충실하고 독자적인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모바일은 위기가 아니라 포털과 중앙지를 넘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일보 임연희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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