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 검열단 진상공개장'을 통해 자신들은 어뢰를 알루미늄합금이 아닌 강철합금재료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어뢰 표본을 남측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피격사건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추진체를 '알루미니움합금쪼각'이라고 부르면서 이는 북한의 어뢰가 아님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뢰추진체에서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1번 잉크가 고열에도 증발하지 않았으며 우현 스크루의 심한 변형이 발생했다는 등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상투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우리는 어뢰에 알루미늄 합금 안 쓴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합조단이 천안함 사건 현장에 건진 어뢰추진체를 알루미늄합금조각이라고 한다면서 자신의 해군도 어뢰를 보유하고 있지만 알루미늄 합금이 아닌 강철합금재료로 만든 '주체어뢰'라고 밝혔다.
북한은 해군이 보유한 주체어뢰의 어뢰강철합금편을 남측에 직접 넘겨줄 용의가 있다면서 합조단이 공개한 어뢰추진체는 스스로 '북한 어뢰공격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글씨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군수공업부문에선 어떤 부속품이나 기재를 만들 때 필요한 숫자를 펜으로 쓰지 않고 새기고 있으며 '번'이 아닌 '호'를 붙인다는 것이다.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의 잠수정이 남포항에서 출발해 'ㄷ자형'으로 남측 해역에 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합조단의 발표도 부정했다.
북측은 합조단이 사건 발생 2~3일 전 일부 소형잠수함들과 이를 지원하는 모선이 기지를 이탈해 2~3일 후 복귀했고 'ㄷ자형'으로 백령도 근해까지 침투했다고 하나 '그 모기지'(남포항)에는 단 1척의 소형 잠수함도 없다고 주장했다.
◇1번 글씨.스크류 변형 등 의혹 재론
북한은 천안함 선체에서 HMX, RDX, TNT 등 폭약성분이 발견됐지만 어뢰추진체에선 폭약성분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초계함이 쪼개질 정도의 폭발이 있었는데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강한 폭발에도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잉크가 증발하지 않은 사실도 거론했다.
합조단의 주장대로 함선 공격에 250㎏ 정도의 폭약량이 사용됐다면 어뢰추진체 후부의 온도는 적게는 325℃, 높게는 1천℃ 이상 올라갈 수 있고 이 정도 온도면 잉크가 완전히 타버린다는 것이다.
어뢰폭발의 증거로 거론되는 '물기둥'은 강압에 의한 허위진술이라고 주장했다.
합조단이 어뢰폭발의 증거로 제시한 어뢰추진체와 천안함 선체에 붙은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도 과학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폭발과 냉각에 의해 알루미늄이 100%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천안함의 좌현 스크루는 멀쩡한데 우현 스크루에 심한 변형이 있는 것은 좌초설의 핵심논거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는 암초가 많다면서 천안함 관련 자료들은 침몰 원인이 좌초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천안함 사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없고 천안함 폭발력을 수정했다는 등 남한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의혹이 재론됐다.
◇국방부, "상투적 주장에 불과" 반박
북한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합조단이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로 지목한) CHT-02에 대한 금속성분 분석결과, 고정타 및 축은 철이고, 프로펠러는 알루미늄합금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북한이 자신들의 어뢰재질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알루미늄 합금이 아니라는 것은 상투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한 "북한이 진상공개장에서 주장한 내용은 그동안 제기되어왔던 어뢰 금속성분, 설계도, 1번 글씨, 물기둥, 흡착물, 스크루 변형, 부식기간, TOD 동영상, 폭발시뮬레이션, 러시아보고서 등 의혹사항을 인용한 간교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한 소식통은 "남한 사회의 '천안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노리고 있다"면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제기돼온 의혹을 반복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