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다 진짜 다치면 어떻게 하지….'
지난 5월 말 방한한 모하메드 UAE (아랍에미리트) 왕세자를 안내해 경기도 특전사 훈련장을 방문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대테러 훈련 시범을 보면서 속으로 걱정했다고 한다. 특전사가 실전적인 훈련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건물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다 창문으로 침투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유리를 끼워놓고 깨면서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깨진 유리에 다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유리를 끼워놓지 않고 훈련을 한다.
당시 특전사 최정예 부대인 707 요원들은 모하메드 왕세자와 김 장관 등이 앉아있던 관람석 앞에 방탄유리를 세워놓고 공포탄 대신 실탄을 쏘면서 테러진압 훈련을 했고, 테러범 모형 인형 안엔 붉은색 물감을 집어넣어 현실감을 더했다.
시범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UAE 부총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왕세자는 김 장관에게 "대한민국 특전부대가 세계 최고"라고 극찬했고, 지난 8월엔 UAE를 방문한 김 장관에게 "우리 특수전 부대를 한국군처럼 키우고 싶다"며 특전사 파병을 요청했다.
UAE가 관심을 갖고 있는 군사분야는 이뿐 아니다. 지난 6월 방한한 UAE 지상군사령관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육군 과학화훈련장(KCTC)을 방문한 뒤 "훈련장을 통째로 옮겨가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CTC는 레이저 광선을 활용해 실제 실탄을 쏘지 않고도 쏜 것과 같은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신 훈련시설이다. 우리나라가 UAE 원전계약을 수주한 뒤 UAE 군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14차례나 우리나라를 방문해 정보, 군수, 과학기술, 방산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UAE뿐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국가들이 종전 평화유지군과는 다른 성격의 군사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리비아, 탄자니아, 콩고인민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에선 전력(戰力) 증강을 위한 중기계획서의 입안 및 작성지원을 요청해왔다. 알제리 국방부는 지난 2008년 한국군의 무기도입 계획 수립 기법을 배우겠다며 10여명의 장교를 보내겠다는 제안을 해온 적도 있다. 이들 국가 가운데엔 우리가 자원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UAE 파병이 원전 수출의 대가라며 반대한다. 그런 시각도 있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선진국이 눈에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군사협력을 국익 증진을 위한 한 방안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민간인 군사 마니아가 카타르에 군사훈련을 수출해 화제가 됐고, 예비역 군인들이 중심이 된 한국형 민간군사기업(PMC)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 위치가 달라졌다.
적절한 해외파병은 우리 군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자극을 받고 시야를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비판은 좋으나 너무 치우친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한다.
파병과 국익
입력 : 2010.11.0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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