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더는 인도주의 연연 안한다”
한겨레 | 입력 2010.11.25 09:51
[한겨레] 군 침묵속 조선적십자 '대화 파탄' 선언
전문가들 "추가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24일 북한군은 침묵했다. 전날 불을 뿜었던 연평도 일대 북한군의 해안포 기지엔 정적이 감돌았다.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 위기지수를 극적으로 끌어올린 북쪽이 이후 어떻게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며칠 사이 단기간에 추가 도발에 나서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당장 남쪽이 '몇배의 응징'을 벼르며 감시망을 총가동한 상황에서 기습적 군사행동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군은 23일 북쪽의 해안포 도발 직후 서해 5도에 대북 국지도발 최고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고, 합참과 한미연합사는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23일 포격전을 통해 연평도 인근 지역의 북한군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타난 북쪽의 군사행동 유형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 비춰, 이후 계기만 잡히면 추가 도발을 비롯한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이번 도발은 '그래도 상황관리가 가능한 정도까지만 나가본다'는 절제보다는 '한번 붙어보자'는 과감함이 느껴진다"며 "남한을 겨냥해 판을 갈아치우겠다는 정도의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뒤 남북관계를 사실상 중단시킨 남쪽의 대북 기조 자체를 뒤흔들려고 단기적 협상에 연연하기보다 '천안함' 사건을 덮어버릴 수 있는 더 고강도의 충격요법을 실행하는 쪽으로 기조를 틀었다는 분석이다. 이 전문가는 "당장 28일부터 서해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서 북쪽이 미사일을 동원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북쪽은 이날 조선적십자 중앙위원회 '보도'를 통해 "(남쪽) 대결광신자들과 이제 그 무슨 대화에 대해 론(논)할 여지가 있고 화해와 협력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도 더이상 인도주의 문제해결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남북대화 파탄'을 선언했다.
일부에선 북쪽의 고강도 대외공세가 '3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도발을 통해 북쪽은 거듭된 협상 제의에도 움직이지 않는 미국과 한국을 향해 '그렇다면 실제 공언한 대로 행동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는 곧 핵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핵 능력 강화를 과시하기 위한 핵실험으로 나아가겠다는 분명한 경고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핵실험은 2억~3억달러의 비용과 고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의 핵무기 원료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동북아 정세 전반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서야 하는 만큼, 실제 단행까진 여러 변수에 대한 계산이 필요한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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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추가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24일 북한군은 침묵했다. 전날 불을 뿜었던 연평도 일대 북한군의 해안포 기지엔 정적이 감돌았다.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 위기지수를 극적으로 끌어올린 북쪽이 이후 어떻게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며칠 사이 단기간에 추가 도발에 나서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당장 남쪽이 '몇배의 응징'을 벼르며 감시망을 총가동한 상황에서 기습적 군사행동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군은 23일 북쪽의 해안포 도발 직후 서해 5도에 대북 국지도발 최고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고, 합참과 한미연합사는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23일 포격전을 통해 연평도 인근 지역의 북한군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타난 북쪽의 군사행동 유형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 비춰, 이후 계기만 잡히면 추가 도발을 비롯한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이번 도발은 '그래도 상황관리가 가능한 정도까지만 나가본다'는 절제보다는 '한번 붙어보자'는 과감함이 느껴진다"며 "남한을 겨냥해 판을 갈아치우겠다는 정도의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뒤 남북관계를 사실상 중단시킨 남쪽의 대북 기조 자체를 뒤흔들려고 단기적 협상에 연연하기보다 '천안함' 사건을 덮어버릴 수 있는 더 고강도의 충격요법을 실행하는 쪽으로 기조를 틀었다는 분석이다. 이 전문가는 "당장 28일부터 서해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서 북쪽이 미사일을 동원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북쪽은 이날 조선적십자 중앙위원회 '보도'를 통해 "(남쪽) 대결광신자들과 이제 그 무슨 대화에 대해 론(논)할 여지가 있고 화해와 협력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도 더이상 인도주의 문제해결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남북대화 파탄'을 선언했다.
일부에선 북쪽의 고강도 대외공세가 '3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도발을 통해 북쪽은 거듭된 협상 제의에도 움직이지 않는 미국과 한국을 향해 '그렇다면 실제 공언한 대로 행동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는 곧 핵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핵 능력 강화를 과시하기 위한 핵실험으로 나아가겠다는 분명한 경고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핵실험은 2억~3억달러의 비용과 고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의 핵무기 원료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동북아 정세 전반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서야 하는 만큼, 실제 단행까진 여러 변수에 대한 계산이 필요한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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