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杭州) 시 지리차 본사 직원들의 자신감도 대단했다. 베이징(
北京)에서 영자지 기자로 일하다 최근 직업을 바꿔 지리차에 입사했다는 우칭빈(
武慶斌) 홍보담당 매니저는 “EC7은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12월에 나온 대형 세단 EC8은 지금 주문이 엄청나게 밀려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타 본 EC8은 주행 성능이나 인테리어의 마무리 수준이 일반적으로 상상되는 ‘중국차’와는 확연히 달랐다. 2004년에 단종된 현대자동차 ‘뉴EF 쏘나타’ 수준은 넘어섰다.
양쉐량(
楊學良) 지리차 디렉터는 “10년 뒤를 내다봤을 때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자동차회사는 우리”라고 단언했다. 중국 독자 브랜드 자동차회사 중에서도 제품 구성이 소형차에 치중해 시장 트렌드를 못 따라가고 품질 문제를 겪고 있는 비야디(BYD)와 달리 자신들은 미리부터 대형차를 개발하고 품질관리도 철저히 해 고객과 딜러의 충성도가 높다는 설명이었다. 지리차는 자신들의 판매량이 올해 BYD를 앞지르고 중국 독자 브랜드 1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다.
양 디렉터는 “우리는 6, 7년 뒤 판매량이 100만 대가 될 것이며 해외에도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며 “한국의 현대차는 훌륭한 회사지만 언젠가 어떤 영역에서는 우리가 현대차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22일 인도 뭄바이에서 동남쪽으로 120km 떨어진 타타자동차의 푸네공장은 두 달 전 출시된 신차 ‘아리아’의 생산이 한창이었다. 2008년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차가 독자 개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리아는 다른 차와는 조립 라인부터가 완전히 달랐다. 바닥은 깨끗하게 페인트 도장이 돼 있었고, 생산 중인 차체에는 흠집이 나지 않도록 보호재를 덧댔다. 아리아를 직접 타 본 소감은 ‘감성 품질은 좀 더 개선해야 하지만 승차감이나 주행 성능에서는 한국 차보다 특별히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푸네공장의 아닐 트리베디 부장은 “아리아는 에어백이 6개 있고 후방카메라와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장치를 다양하게 갖췄다”며 “2011년에는 하루 120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리차와 인도 타타차는 자신들보다 앞선 서양 기업을 사들인 아시아 자동차회사라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가 닮았다. 지리차는 1997년, 타타차는 1998년 승용차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초기에는 엄청난 손실을 입고 해외 기업들의 무시를 받았지만 본국 자동차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무섭게 발전했다. 지리차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토종 브랜드 2위이며, 타타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 점유율 3위다.
자본과 실력을 갖춘 이 두 회사는 야망도 비슷하게 크다. 타타차의 기리시 와그 승용차부문장은 “앞으로 제품군을 더 넓히고 승용차 부문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잠재력 있는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차와 지리차 두 회사는 모두 아프리카와 아시아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알 고팔라크리시난 타타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외국 회사를 인수할 때 15∼20년 뒤를 생각한다”며 “2004년 한국의 대우상용차를 인수할 때에는 인도에 제대로 된 고속도로도 없었다”고 말했다.
닝보(중국)·푸네(인도)=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