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 쇼핑몰 지난해 12월 중순 크리스마스를 맞아 화려하게 장식한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에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태국 판매법인 |
최근에는 주머니가 두둑해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고급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선 태국에는 디자인을 중요하는 소비패턴이 나타났다. 삼성전자 태국 판매법인 조철호 차장은 “태국인은 스타일리시한 제품을 좋아한다”며 “핑크색 휴대전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나라”라고 말했다. 태국인들은 2, 3년에 한 번씩 휴대전화를 바꾼다. 얼리어댑터가 많은 한국과 비슷하다.
해외여행도 활성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대자동차의 현지 채용 직원인 제인 차우 씨(30)는 “지난 3년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마카오 등 외국 4곳을 여행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000∼4000링깃(약 110만∼147만 원). 제인 씨는 최근 2박 3일간 태국을 여행하면서 월급의 절반 정도인 1750링깃(약 64만 원)을 썼다. 미혼이라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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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아세안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힘은 외국인 투자였다. 넓은 시장에다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이 아세안의 무기다. 1985년 이후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일부 생산기지를 이전한 것이나 2010년 국내 철강사인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세우면서 총 27억 달러(약 3조500억 원)를 투자한 것은 아세안 각국의 산업을 고도화하는 주요 요소다.
아세안은 이런 요인들을 바탕으로 소비력과 생산력을 동시에 갖춘 거대한 경제권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8년 기준 아세안 10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조7797억 달러, 인구는 5억9000만여 명에 이른다. 특히 젊은 인구가 많아 향후 20∼30년간 소비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란 점은 더욱 매력적이다.
현재 아세안은 기존 자유무역지대에서 공동시장(혹은 단일시장) 성격을 지닌 아세안 경제공동체로 가는 길목에 있다. 아세안이 2015년 출범을 목표로 추진하는 아세안공동체(ASEAN Community)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형성을 골자로 한다. AEC는 역내 국가 간 상품과 서비스, 투자, 숙련 노동자, 자본이 좀 더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소비 측면에서는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생산 측면에서는 하나의 생산기지로 통합되게 된다. 외국 기업들은 아세안 중 한 개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물건을 만들어 타 아세안 회원국에 수출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되며, 이에 따라 아세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더욱 높아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2010’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이 2015년까지 평균 8% 이상의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세안 강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의 경제 성장률은 연 6%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콕·쿠알라룸푸르·호찌민=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ASEAN·아세안 ::1967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이후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가 추가로 참여해 회원국은 총 10개국이 됐다. 회원국 전체 인구는 5억9000만 명, 면적은 450만 km², 총 국내총생산(GDP)은 2조7797억 달러(2008년 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