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설악산

천불동계곡~대청~공룡능선~설악동 1박2일 원점회귀 코스 답사

화이트보스 2011. 2. 7. 18:40

천불동계곡~대청~공룡능선~설악동 1박2일 원점회귀 코스 답사

“영하 30도! 그러나 설악은 아름다웠다”

“왜 많은 사람들이 공룡능선을 이야기하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공룡능선을 처음 찾은 동행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일성이다. 설악산의 속살을 낱낱이 훑어볼 수 있는 장소로 이만한 곳은 드물다. 동해를 배경으로 펼쳐진 외설악의 화려한 바위 불꽃은 정말 놀라운 풍광이다. 뒤를 돌아보면 나타나는 내설악의 깊고 굵은 산줄기는 장쾌하면서도 아름답다. 설악산의 진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공룡능선 나한봉 부근의 산길을 걷고 있는 기자. 뒤로 설악동과 속초시가지 그리고 동해가 보인다.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ID:GK00IU#보물찾기>
속초를 기점으로 하는 설악산 등산로는 여러 가닥이다. 하지만 정상이 목표인 이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좁다. 계곡으로 갈 것인지 능선을 탈 것인지를 택하면 된다. 하지만 체력과 경험을 고려하면 어느 코스를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손쉽다. 두 코스의 난이도 차이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소공원에서 희운각으로 이어지는 천불동계곡은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짧아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는 곳이다. 외설악 특유의 수려한 암봉과 기묘한 폭포를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인기 코스다. 하지만 공룡능선은 일반인들에겐 도전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산길이다. 마등령까지 오르기도 쉽지 않은 데다, 능선길의 기복이 심하고 거칠어 체력소모가 심하다. 하지만 산행 중 계속해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속초 산꾼들이 추천하는 외설악 산행 코스는 천불동계곡과 공룡릉을 연계하는 것이다.
설악산 정상이 목표니 먼저 천불동계곡을 통해 오른다. 계곡길은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힘도 덜 든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중청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대피소로 내려와 공룡능선을 탄다. 기암봉이 가득한 공룡능선을 거쳐 마등령으로 이동한 뒤, 비선대를 거쳐 소공원으로 내려서면 원점회귀형 산행이 완성된다.

▲ 01 양폭대피소 앞의 널찍한 데크. 여러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뒀다. 02 공룡능선 초입에 위치한 희운각대피소.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ID:GK00IV#보물찾기>
천불동 화려함에 만취

동이 트기 시작한 아침 일찍 소공원을 출발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밤이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설악산의 추위는 산 밑 마을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통 섭씨 10도 이상 기온이 낮고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극지방과 다름없을 정도다. 채비를 단단히 하고 이를 악물었다.

소공원을 빠져나와 신흥사 앞의 다리를 건너 비선대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포장된 도로가 계속해 저항령 계곡까지 이어졌다. 여전히 주변 분위기는 관광지처럼 느슨하다.

하지만 잠시 뒤 다리를 건너 비선대로 들어서니 본격적인 천불동 계곡의 풍광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선대에서 본 천불동(千佛洞)계곡은 누구나 입을 다물지 못하는 위압적인 장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계곡 주변을 둘러싼 무시무시한 바위 봉우리가 수없이 솟아 있다. 워낙 험해 계단과 철다리 등 시설물이 없던 시절에는 전문산악인들만 접근할 수 있던 골짜기였다. 하지만 대청봉으로의 접근성이 가장 좋고 풍광도 수려해 일찌감치 개발이 시작된 곳이다.

천불동계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비선대 주변은 외설악 특유의 계곡 풍광이 펼쳐진다. 널따란 반석에 와폭과 커다란 소가 형성돼 있고, 그 옆에 고개를 치켜들어야 둘러볼 수 있는 장군봉과 적벽이 솟아 있다. 톱날 같은 스카이라인을 뽐내는 암봉들이 사방에 널렸다.

비선대를 지나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면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금강굴 입구를 거쳐 마등령으로 이어진다. 공룡능선으로 가는 팀들은 이 오름길을 이용한다. 양폭으로 가려면 왼쪽 계곡길을 따른다. 산길 오른쪽으로 여러 개의 지계곡이 나타난다.

잦은바위골 입구를 지나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보인다. 다리 건너에 보이는 수직절벽은 병풍암이다. 이후 10분쯤 더 가니 골짜기가 좁아지며 귀면암 안부로 올라서는 계단길이 나타난다. 이곳을 넘어 계곡으로 내려선 뒤 산사면을 타고 30분쯤 가면 또다시 칠선골 입구의 다리를 건넌다. 그리고 10분 뒤 용소골이 보이는 곳에서 천불동계곡은 방향을 틀어 오련폭을 거슬러 오른다.

다섯 개의 폭포가 줄지어 쏟아지는 오련폭 옆 철다리를 통과해 다리 두 개를 건너면 드디어 양폭대피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깊은 골짜기 안에 자리 잡은 대피소는 전면을 유리로 깨끗하게 단장해 두었다. 바로 앞의 널찍한 데크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곳은 등산학교 동계반 훈련생들이 베이스캠프로 자주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피소 주변 계곡에 빙폭이 많기 때문이다.

양폭대피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사면을 타고 휘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면 양폭이 보인다. 양폭과 천당폭 사이의 협곡은 긴 철계단이 이어져 있다.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협곡과 폭포가 어우러진 모습이 아찔하기 그지없다. 천당폭을 지나면 천불동계곡은 수수한 모습으로 변한다. 죽음의 계곡 갈림길에서 무너미고개까지의 된비알은 지그재그로 놓인 돌계단 길이다. 계곡이 넓어지며 햇볕이 들어오는 곳이라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 03 날카로운 암봉들이 둘러싼 천불동계곡을 거슬러 오르고 있는 등산객. 04 소청 가는 길에 나타나는 바위 턱. 뒤로 공룡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05 소청에서 중청으로 가는 능선길. 왼쪽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대청봉이다. 06 철계단이 놓이기 전 천불동계곡은 보통 사람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무너미고개에 올라서면 길이 둘로 갈린다. 오른쪽은 공룡능선이고 왼쪽은 대청봉으로 이어진 등산로다. 고갯마루에서 왼쪽 길을 따라 조금 가니 희운각대피소가 나타난다.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다. 잠시 휴식을 취하니 다시 힘이 솟는다. 이제는 정상으로 향할 때다.
바람, 추위 그리고 감동

희운각대피소에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떠났다. 희운각대피소를 오늘밤 묵을 곳으로 예약해 뒀기 때문이다. 대청봉으로 가려면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가파른 지능선을 타고 올라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으로 도배한 급경사 구간이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지며 외설악 일원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숨을 헐떡이며 첫 번째 계단을 통과하니 널찍한 바위지대가 나타났다. 천불동계곡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장소다. 희운각대피소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햇볕 쏟아지는 바위 위에서 외설악을 조망하는 기분은 특별하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다면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특별하고 경이로운 풍광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경치에 취해 오르막을 걷다 보면 어느새 소청에 오른다. 희운각에서 2시간이 넘게 걸어 올라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공터가 형성되어 있는 소청 정상의 주인은 바람이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대청봉을 향해 솟구친다.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눈조차 뜨기 어려운 맞바람을 뚫고 허우적대며 중청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중청을 우회하는 산허리에 들어서니 바람이 잠시 숨을 죽인다. 가슴을 펴고 눈을 들어서 주변을 돌아봤다. 외설악과 공룡능선은 물론이요, 속초 시가지와 동해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장쾌한 조망에 잠시 넋을 잃었다. 하지만 손끝이 시리는 추위에 정신이 번쩍하며 돌아왔다. 급히 중청대피소를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중청대피소는 겨울 대청봉(1,707.9m)을 오르는 이들이 반드시 거치는 정거장이다.

대피소 안에서 몸을 녹인 뒤 20분 거리의 정상을 오가는 것이다. 하지만 중청대피소에
서 대청까지 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짧은 거리지만 돌이 날아다닐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불어대는 곳이다.

▲ 01 금강굴 위쪽의 능선에서 본 토막골 형제폭포. 빙폭을 오르는 등반팀이 보인다. 02 무너미고개에서 공룡릉 초입의 무명봉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 굵은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03 대청봉 정상. 세찬 바람에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졌다. <보물찾기 사고 참조. 위치ID:GK00IW#보물찾기> 04 나한봉 부근의 산길에서 본 속초 방면의 시원스런 풍광.
간신히 오른 대청봉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됐다. 정상석을 잡지 않으면 서 있기도 힘든 바람이 몰아쳤다. 사진 몇 장을 찍는 것으로 설악산 정상에 오른 의식을 마쳐야 했다. 결국 정상에 선 지 5분여 만에 중청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 겨울 대청봉의 잔인함을 제대로 느껴본 날이었다.

하산길에는 걸음이 빨라졌다. 중청대피소와 소청을 거쳐 희운각까지 한 호흡으로 내달렸다. 중간에 바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바위 턱에 서서 잠시 숨을 돌린 것이 휴식의 전부였다. 짐이 가벼우니 하산길이 더욱 부담 없었다.

또다시 실감한 공룡릉의 명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아침, 희운각대피소 앞의 온도계는 영하 3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대피소 안쪽의 문이 얼음으로 하얗게 뒤덮일 정도로 혹한의 날씨였다. 공룡릉을 타려던 사람들이 천불동계곡으로 몰려 내려갔다. 하지만 의외로 바람이 조용해 추위가 심각하진 않았다. 과감하게 공룡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공룡릉은 기복이 심하고 거친 암릉 구간이 곳곳에 숨어 있어 체력소모가 심한 산길이다. 예전에는 샛길도 많아 험준한 설악골이나 가야동계곡으로 내려서며 길을 잃는 이들이 많아 악명 높았다. 하지만 2006년 집중호우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며 크게 다듬어져 이제는 속된말로 ‘고속도로’가 됐다.

▲ 01 1275m봉 남동쪽 사면의 급경사 지대를 오르고 있다. 02 마등령에서 조망한 산 아래 동네. 왼쪽에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가 세존봉이다.
무너미고개를 지나 나타나는 첫 번째 바위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길었다. 눈까지 쌓여 있어 긴장을 풀 수 없는 곳. 하지만 듬직한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넘을 수 있었다. 공룡릉에는 이곳 외에도 급경사 암벽구간이 제법 많다. 특히 나한봉과 무명봉, 1,275m봉 남동쪽 사면이 대표적인 위험지대. 하지만 이 지역들에도 이런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안전하게 산을 넘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산길 곳곳에 랜턴불빛이 반사되는 야광표시를 달아놓아 산행이 지체되어 밤길을 걸어야 하는 이들을 배려했다.

공룡릉의 명성은 곧추선 바위 사이로 설악의 화려한 모습을 볼 때 실감할 수 있다. 특
히 1,275m봉에서 범봉을 거쳐 천불동으로 내려뻗은 천화대의 화려함이 눈길을 끈다.
마등령이 가까워지면 화채봉에서 대청봉, 소청으로 이어진 능선에 갇힌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속초 방면의 시원스럽게 터진 바다가 그 갑갑함을 보상해 준다.

수많은 오르내림을 경험하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진다. 능선의 칼바람은 피할 수 없지만 바위 뒤편에 앉아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날이다. 하지만 연이어 나타나는 긴 오르막은 다리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나한봉(1,297m)의 급사면을 통과하니 저 앞에 눈 쌓인 마등령이 내려다 보였다. 이제 공룡릉의 어려운 구간은 모두 끝났다.

마등령에서 내설악과 서북능선의 아름다움에 이별을 고하고 비선대로 향했다. 이제 대부분이 내리막인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거리가 만만치 않아 결코 방심할 수는 없다. 다리에 힘도 빠졌고 경사도 급하니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을 따르다 보면 천화대와 천불동계곡이 서서히 방향을 바꾼다.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산이다. 1년에 한두 번 오는 사람에게 설악산은 언제나 새롭다.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변화무쌍하며 하늘의 구름조차 같은 순간이 없다. 설악산의 모습이 늘 달라 보이는 이유다.

천불동계곡이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능선 끄트머리에 서니 오른쪽 토막골 상단의 형제폭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고 긴 빙벽에 여러 팀의 등반대가 매달려 있다. 엄동설한도 클라이머의 극성은 막을 수 없는 모양이다. 춥지만 열정이 넘치는 곳. 2011년 1월 겨울 설악산의 모습이다. 

※등산로 지도 속초 개념도 참조

▶코스 가이드
 1박2일이면 충분한 설악산의 노른자위

설악동을 기점으로 하는 산행은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체력이 좋고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하루에 공룡릉과 천불동을 연결해 산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가 짧고 눈이 많은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무리다. 대청봉까지 다녀오려면 추가로 4시간 이상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당일 산행은 어렵다. 대청봉도 오르고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을 모두 섭렵하려면 중청대피소나 희운각대피소를 이용한 1박2일 산행이 알맞다.

천불동계곡 등산로는 설악산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다니는 곳이다. 외설악에서 내설악이나 남설악으로 넘어갈 때, 혹은 그 반대로 대청봉 능선을 넘어 외설악으로 내려가는 등산객에게 가장 손쉬운 하산로가 된다. 현재 천불동계곡에는 많은 계단과 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좁고 가파른 곳이 많은 탓에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성수기에는 지체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천불동계곡 코스는 설악동에서 비선대까지 40분,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 2시간30분, 양폭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는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다시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2시간, 소청에서 대청봉 정상까지는 40분이 더 걸린다. 즉 설악동에서 출발해 대청봉 정상에 서려면 7시간 정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희운각~소청 구간이 오르막 일변도라서 아마추어들에게는 무리일 수 있으므로 희운각대피소에서 끊는 게 적당하다. 희운각대피소를 예약했다면 대피소에 배낭을 두고 대청봉을 다녀온다. 중청대피소에서 묵을 팀은 중청까지 올라야 한다. 공룡능선으로 하산할 팀은 희운각대피소가 유리하지만 수용인원이 35명으로 적어 예약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대청봉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와 하루를 묵은 뒤 공룡릉을 탄다.

공룡능선은 설악산의 중심부에 솟은 산줄기로 수려한 암봉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만큼 산길이 험해 체력 소모가 심하다. 다행인 것은 2006년 수해복구 사업 때 길을 정비하고 샛길을 막아 위험지역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나한봉과 1275m봉 남동사면 등 험로에는 든든한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안전하다. 하지만 눈이 내린 직후 탈진으로 조난자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까지 공룡능선 구간의 길이는 5.1km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소요시간은 4시간 남짓. 하지만 심설이나 악천후에는 운행시간이 두 배로 길어지기도 한다. 공룡능선 북쪽 끝의 마등령부터 비선대까지 3.5km 구간은 계단과 사면을 가로지르는 긴 내리막길이다. 하산에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올라올 경우, 급경사 오르막을 3시간 이상 올려쳐야 하므로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비선대 방향에서 공룡릉을 탈 경우에는 적어도 12시 이전에 마등령에 올라서야 무난하게 희운각까지 갈 수 있다. 만약 동행자 가운데 뒤처지는 사람이 나온다면 코스를 바꾸거나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체력이 좋은 이들은 첫날 중청대피소까지 뽑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피소 이용요령
희운각과 중청대피소 예약해야 이용 가능


천불동과 공룡릉을 잇는 설악산 산행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설악산 대피소 예약이다.

설악산 내의 대피소 가운데 중청(120명 수용)과 희운각대피소(35명 수용)는 설악산 국립공원 홈페이지(seorak.knps.or.kr)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보름 전 오전 10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1일 이용료는 7,000원(성수기는 8,000원), 담요는 1장당 1,000원씩에 대여한다. 식수 2리터(3,000원), 햇반(3,000원 전자렌지로 데워줌), 볶은고추장, 라면, 캔커피 등 기본적인 물품도 판다. 중청대피소는 인터넷 예약 후 이용료를 전자결제해야 하나, 희운각대피소는 인터넷 예약 후 현지에서 결제한다. 소청·양폭·수렴동대피소는 이른바 ‘현장이용 대피소’라 하여 인터넷으로 예약이 불가능하다. 희운각대피소 전화 010-4458-1713, 중청대피소 전화 033-672-1708.

▶교통
서울→속초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www.kobus.co.kr)에서 06:00~21:00, 30~40분 간격 운행(야간 우등 23:30). 3시간 10분 소요. 요금 일반 1만6,500원, 우등 2만4,400원, 야간우등 2만6,800원 / 동서울터미널(www.ti21.co.kr·1688-5979)에서 06:30~18:05, 10분~1시간 간격 운행(심야 22:00, 23:00·요금 1만7,700원, 직통 2시간50분·직행 3시간20분 소요, 요금 1만6,100원) / 상봉터미널(tm.jamycar.co.kr·02-435-2129)에서 1일 3회(09:50~16:25) 운행. 요금 2만1,400원.
속초 시외버스터미널→ 설악동 소공원 입구 7, 7-1 시내버스 이용. 30분 소요.


▶숙박(지역번호 033)
설악동 일원에 여관과 민박집이 많다. 하지만 겨울철 비수기에는 난방이 부실한 곳이 있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속초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소개된 숙박업소로 더 갤러리아(632-3133), 설악의 아침(632-6677), 설악산사랑리조텔(635-7400), 노루목리조텔(636-7171), 아리랑리조텔(636-6628) 등이 있다. 속초시 일원의 숙박업소는 속초투어닷컴(sokchotour.com)을 참조하면 된다.


▲ 옹달샘찻집.

▶맛집
옹달샘찻집 |
소공원에서 커피를 볶는 유일한 집

설악산 소공원은 전국에서 수많은 이들이 찾는, 그야말로 대중적인 관광지다. 보통 이런 곳에서 맛집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법. 헌데 작년 봄 이곳에 ‘진짜 커피’를 파는 곳이 생겼다. 설악산관광호텔 부속 옹달샘찻집은 매장에서 직접 커피를 로스팅해서 판매하는 곳이다. 큰길에서 떨어져 있어 한적한 분위기지만, 주말이면 커피 맛에 반한 이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 건축가 임흥섭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직접 커피콩을 볶기 때문에 커피 인심이 넉넉하다. 토스트 등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도 취급한다. 매장에서 볶은 커피 구입도 가능하다. 그리고 찻집 창 너머로 보이는 권금성과 노적봉 풍광이 근사하다. 눈이 내리면 더 환상적이다. 커피 1잔 6,000원. 전화 033-636-7101~5(관광호텔).


/ 글 김기환 차장 사진 허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