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이순신 ‘마지막 편지’ 발견했다”

화이트보스 2011. 4. 27. 09:14

이순신 ‘마지막 편지’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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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한 해 사돈에게 보낸 것” 지금까지 알려진 마지막 것보다 한달 뒤… 진위 주목

“난중일기와 같은 서법” ①새로 발견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친필 편지. ‘이순신’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글씨를 난중일기 서체와 비교한 서화문화연구소 손환일 박사는 “‘신(臣)’자 등 일부가 다르게 보일 수 있으나 필획과 선의 기울기 등이 일치해 동일인의 서법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③은 새 편지의 이름을 확대한 것, ④는 난중일기의 충무공 친필. 지금까지는 친척 현건에게 보낸 편지 ②가 충무공의 마지막 편지로 알려져 왔다. 노승석 교수 제공


충무공 이순신 장군(1545∼1598)이 전사한 해 사돈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발견됐다. 충무공의 친필로 밝혀질 경우 그가 생전에 쓴 편지 가운데 알려진 것으로는 가장 마지막 편지여서 진위가 주목된다.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총장 손풍삼) 이순신연구소 노승석 교수는 26일 “서울의 고문서 수집가가 소장한 초서체 편지 한 통을 확인했다”며 “내용과 서체를 기존 저서 및 친필과 비교한 결과 충무공의 편지가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49.5×32.5cm 크기의 한지에는 초서체로 쓴 18줄의 편지글이 세로로 적혀 있다. 마지막 줄에 ‘李舜臣(이순신)’이라는 이름과 함께 선조 31년인 무술년(1598년) 3월 22일이라는 날짜가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충무공 편지 중 마지막 편지는 1598년 2월 19일 친척인 현건에게 보낸 것이었다. 충무공은 같은 해 11월 19일 왜군과 벌인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편지는 어머니의 1주기 제사를 며칠 앞둔 필자가 전쟁을 수행하느라 한동안 왕래하지 못한 사돈과 사위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자신의 근황을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 교수는 “사료에 따르면 충무공은 1597년 4월 11일 어머니를 여의는데, 이번 편지를 보면 ‘상기(祥期·1주기 제사)가 한 달 남았다’는 내용이 있어 충무공의 편지임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서체를 분석한 서화문화연구소 손환일 박사는 “왕희지 초서법에 기본을 둔 충무공 필법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기존 필적과 비교해도 같은 서법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붓은 섬세한 필기도구라 필자의 손놀림에 따라 필획과 글자의 기울기 등에서 확연히 차이 날 수 있다. 난중일기 필적과 비교해 보면 쓴 시기가 달라 글자 모양에 약간 차이는 있지만 필획과 글자의 기울기 등이 동일해 같은 사람의 서법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편지는 충무공이 전사하던 해 남긴 난중일기 무술년 편 중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1월 4일∼9월 14일 사이에 쓰인 것이라 그 가치가 더하다. 충무공의 기록을 연구해온 노 교수는 “진짜일 경우 당시 충무공의 심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blog_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