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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권 '운화' 대표 “‘줄기세포=사기극?’, 5년을 참고 기다렸습니다”

화이트보스 2011. 7. 6. 16:58

도기권 '운화' 대표 “‘줄기세포=사기극?’, 5년을 참고 기다렸습니다”

2010-12-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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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줄기세포 분리ㆍ배양 기술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5년을 참고 기다렸죠.”

어려웠던 지난 5년이 생각나는 듯 도기권 운화 대표의 표정엔 만감이 교차했다. 도 대표는 한국씨티은행을 거쳐 2004년까지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금융계 인사다. 그런 그가 돌연 운화를 설립하고 줄기세포에 ‘올인’했다.

‘시작’도 어려웠지만 ‘과정’은 더 험난했다. ‘줄기세포=사기극’이란 인식은 운화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5년 만에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표지논문에 운화의 줄기세포 기술이 실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도 대표는 “기술이 알려진 이후 국내외 기업 및 연구진들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5년을 견뎠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 대표가 식물 줄기세포에 사활을 걸게 된 건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굿모닝신한증권 대표, 대만 유안타증권 경영고문 등을 거쳐 국제청소년연합 회장을 맡고 있던 도 대표는 우연히 전라도의 한 식물학자가 식물 줄기세포 분리ㆍ배양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이른바 ‘황우석 사건’이 터지면서 줄기세포 기술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결국 이 식물학자는 프랑스 사업가에게 자신의 기술을 팔려고 했다.

도 대표의 ‘도박’은 여기서 시작됐다. 그는 “지원비가 없어 전 세계 식물학자의 숙원과 같은 기술이 프랑스로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바로 사업을 결심하게 됐다”며 “이 식물학자는 지금도 운화의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운화가 세간에 알려지기까지는 그로부터 5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도 대표는 “사비를 털어가며 제품 개발에 착수했지만, 네이처 지 표지논문으로 실릴 때까지 아무도 (줄기세포 기술을) 믿어주지 않았다”며 “기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네이처 지에 실린 운화의 식물 줄기세포 분리ㆍ배양 기술은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식물 분열조직으로 알려진 형성층에서 유래한 식물 줄기세포를 분리ㆍ배양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식물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줄기세포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도 대표는 “대부분의 식물 줄기세포를 분리해낼 수 있는 기술”이라며 “희귀식물의 줄기세포를 분리ㆍ보관하는 ‘세포은행’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운화는 화장품, 건강식품 사업 분야를 1단계 사업군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운화라이프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한미은행, 국민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던 원효성 전 부행장을 대표로 채용했다.

도 대표는 “수많은 식물 중 면역 증강, 주름 개선, 항산화 효능 등이 있는 산삼, 주목, 토마토, 은행 등 4가지 식물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우선 산삼 추출물을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암웨이, 크리스틴발미 등과도 현재 식물 줄기세포를 활용한 상품을 공동 개발 중이다.

운화의 본격적인 도전은 오히려 그 이후부터다. 도 대표는 “화장품, 건강식품 등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며 본격적인 사업은 천연물 신약 개발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형 제약사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3~5년 내에 신약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도기권 운화 회장 그는 누구인가

최종수정 2010.11.26 13:33기사입력 2010.11.26 10:30

줄기세포에 인생 건 정통 증권맨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줄기세포에 인생을 건 증권맨'. 도기화 ㈜운화 회장(53)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을 지낸 정통 증권맨이다.

2004년 대만의 유안타(Yuanta) 증권 경영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당시 LG증권을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그즈음 그는 국제청소년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교사로 있던 식물학자 진영호 씨(현 운화 기술담당 사장)를 만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뀐다.

식물 줄기세포 분리ㆍ배양기술을 개발했는데 돈이 없어 외국에 기술을 팔려던 진 씨를 설득해 회사를 설립했다. 도 회장은 자금 등 경영을 맡고 진 사장은 연구를 계속했다.

또 한 번의 중요한 계기는 기술의 가치를 인정한 영국 에딘버러 게리 로크 교수와의 만남이다. 그와의 공동연구는 네이쳐바이오테크놀로지紙가 논문 게재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회사 이름 운화(雲火)는 성경에 나오는 말로, 하나님이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이동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했다는 데서 땄다. 운화의 기술로 만든 제품에는 '또별'이란 상표를 붙이는데, '또다른 별'이란 뜻으로 세상을 밝게 비칠 새로운 빛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운화(Unhwa), 또별(Ddobyul) 모두 글로벌 진출에 적합하지 않은 이름인 것 같다는 지적을 하자 도 회장은 "앞으로 세상 사람은 또별을 발음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재치있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