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넘치던 여주 당산리, 올해는 708㎜ 쏟아졌는데 멀쩡
21일 경기도 여주군 당산리 일대는 푸른 논밭 사이로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늘어선 채 평온한 분위기였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시작된 이번 장마 때 이곳엔 총 708㎜의 많은 비가 내렸다. 남한강과 지류 하천인 곡수천 사이에 있는 당산리는 해마다 비만 오면 물이 둑을 넘어 논과 밭을 덮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피해가 없다. 당산1리 심명식 이장은 "예전 같으면 지금 복구가 한창이었을 텐데 올해는 동네가 멀쩡하다"고 말했다.
올해 장마는 길고 강우량도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기간(6월 22일~7월 16일) 동안 전국 평균 강우량은 642㎜로 예년 평균(249㎜)의 2.5배를 넘었다. 충남 서산엔 899㎜, 경남 산청에는 923㎜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실제로 한강과 금남보·금강보 등이 있는 충청도 지역에는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홍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진행한 준설로 강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것. 예년 장마기간 동안 4대강 수위와 올해를 비교하면 한강이 2.54m, 낙동강이 3.78m 등 4대강 본류 수위가 평균 2.95m 낮아졌다. 본류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류 수위도 평균 0.5~1m쯤 내려가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각종 재산 피해도 적었다. 2004년엔 6월 19일부터 사흘간 최대 334㎜의 비에 204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6월 22일부터 12일간 최대 617㎜의 폭우에도 84억원(국토해양부 잠정 집계)의 피해만 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 21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금남보 공사현장. 계속된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공사 덕택에 한강과 금강 인근 지역은 홍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낙동강 지류 병성천 바닥 파여… 왜관철교 붕괴는 피해액서 빠져
21일 경북 상주시의 낙동강 상주보 건설현장에서 하류 쪽으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병성천. 본류인 낙동강과 지류 병성천이 맞닿은 이 주변은 땅바닥이 깊이 패어 지하 퇴적층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었다. 파인 흔적은 40여m나 이어졌다.
- ▲ 21일 경북 상주시 병성천 주변 둔치 전경. 이번 장마로 인해 땅바닥이 깊이 파여 지하 퇴적층이 노출돼 있다. 4대강 반대 측은 이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라고 지적한다. /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
4대강 사업 반대측은 장마 때 발생한 낙동강 상주보 제방 및 왜관철교 붕괴사고 원인도 4대강 사업에 있다고 주장한다. 박창근 관동대(토목공학과) 교수는 "왜관철교는 태풍 '루사'와 '매미' 때도 버텼다"며 "강바닥을 4m 정도 준설했기 때문에 장맛비에 교량 밑바닥 모래가 파이고 그 결과 교각이 기울어지면서 상판이 주저앉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왜관철교는 홍수 때문이 아닌 노후로 붕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李대통령, 한국에 필요한 강력한 지도자"
[천자토론] 4대강의 진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