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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좌파단체, 한진重에 또 집결… 주민들은 "제발 가라"부산

화이트보스 2011. 7. 25. 07:07

야권·좌파단체, 한진重에 또 집결… 주민들은 "제발 가라"

입력 : 2011.07.25 03:02

크레인 농성 200일째… 정치권서 몰려가 응원집회, 부당해고 철회 등 요구
영도구 주민협의회에선 노숙·음주 등 피해 호소하며 "불법 희망버스 반대" 집회

"희망버스 오지 마라. 부산 경제 다 망한다!" "생명! 평화! 소통!…. 김진숙님 힘내세요"

25일 오후 5시쯤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한진중공업 입구 주변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한진중공업 맞은편 신도브래뉴아파트 입구에선 '생명, 평화, 그리고 소통을 위한 희망 시국회의 200' 행사가, 한진중공업 쪽에선 영도구 주민자치협의회와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의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크레인에서 20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4일 오후 ‘희망 시국회의 200’ 참가자들의 집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김용우 기자

민주노총·진보신당 등 일부 노동·사회단체 및 야당들의 '3차 희망버스'가 30일로 예고된 가운데 '희망버스'를 찬성, 반대하는 집회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이날 집회에선 희망버스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양측은 서로 몸싸움, 말다툼을 벌이며 충돌했다. 서울에서도 민주노총이 지지 집회를 갖는 등 '3차 희망버스'로 인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시국회의 200' 측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도브래뉴아파트 입구 앞 8차로 중 2개 차로 40~50m를 점거, 3시간여 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당에선 정동영 최고위원, 원혜영·이종걸·조배숙·천정배 의원, 김정길 전 장관 등이 참석했고,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박유기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김선수 민변회장, 김상근 목사, 함세웅 신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김진숙 위원을 크레인에서 내려오게 하려면 한진중공업 사태 관련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문제는 무도한 MB정권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각계 인사 279명이 서명한 시국 선언문을 통해 "한진중공업은 재벌 대기업의 부당 정리해고, 공권력의 편파적 탄압, 인권유린으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주장하며 ▲부당 해고 철회 ▲평화적 집회 보장 ▲한진중공업 측의 즉각적인 정리해고 교섭 착수 등을 요구했다.

24일 오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영도구 11개 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주민들이 3차 희망버스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자 해고자 측이 현수막을 뺏기 위해 주민 측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길 건너편 한진중공업 쪽에선 영도구 주민자치협의회·한진중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 회원 40~50여명이 모여 "희망, 희망 하지마라. 영도는 절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3차를 못막으면 4차, 5차가 온다"며 "온 시민이 나서 3차 희망버스를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도브래뉴아파트 쪽에선 주민 50여명이 '여기는 사유지입니다. 노숙·음주 등 입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금합니다'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가세했다. "여기서 며칠간만 살아보소. 살 수 있겠는가?"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100여명으로 불어난 주민들이 '시국회의' 집회 쪽으로 가서 항의하려다 그쪽 사람들과 충돌했다. 길 건너편 영도구 주민자치협의회 회원들도 사진 촬영 문제 등으로 시국회의 측과 부딪쳤다. 양측은 집회장 주변에서 서너 차례 격렬한 몸싸움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등 2500명(경찰 추산)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