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03 17:12 | 수정 : 2011.11.03 23:03
한 학생 수업내용 녹음해 인터넷에 공개

경기도 김포의 한 공립 고등학교 국사교사가 수업 시간에 욕설을 하는가 하면 특정 정치인을 욕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그의 수업 내용은 한 학생이 녹음해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년차 교사 A(28)씨는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국사수업에서 고려시대 삼별초 항쟁과 관련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박정희(전 대통령) 때 나라를 위해 개인이 목숨을 버릴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삼별초의 항쟁이나 이순신 장군 등 역사교육을 강화했다”고 가르쳤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삼성 같은 거 키워줘야 하니까, 농민들 자금 빼서 삼성 지원해준다. (그러기 위해서) 좁은 공장에서 14시간씩 일 시키면서 쥐꼬리 같은 월급을 줬다”면서 “박근혜(한나라당 전 대표)아줌마 아빠가 누구야?”라고 학생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학생들은 입을 모아 “박정희”라고 대답했다.
A씨는 이어 “전두환(전 대통령)은 광주민주화항쟁 때 공수부대를 파견한 사람인데, 국민 관심을 다른 데 돌리려고 ‘3S 정책’을 폈다”면서 “존X, 국민에게 애마부인 XXX나 쳐다보라고 하는 거야”라고도 했다.
“박근혜 아줌마가 지금 (전면에) 안 나오는 건, 영남대 사학재단 비리 뭐 이런 걸로 두드려 맞으니까 그런 것”, “이명박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 “항상 여러분을 착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말도 했다.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는 “1년에 피부숍 다니느라고 1억원씩 쓰는 여자가 서민들 버스비, 교통비 100원 올리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울릴까?”라고도 한 뒤 “누가 우리를 위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당을 보라는 게 아니라 사람을 봐. ’파란색 찍어야 하는데’ 이러지 말고. 나는 당 이름 이야기 안 했어. 색깔로 이야기했어”,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마. 특히 할아버지들한테 얘기하지 마. 선생님 씨X 갑자기 빨갱이 된다고..김정일 추종파가 된단 말이야”라고 했다.
그는 시종 ‘씨X’, ‘존X’와 같은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제대로 알아듣겠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너희들 정말 제대로 배워야 돼”라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의 특정발언을 학생들이 따라 외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 공개됐던 6분 정도 분량의 동영상은 현재 ‘비공개’ 상태로 잠겨 있는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불거지자 A교사는 자신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면서 “그는 오늘 오후 5교시쯤 자신이 수업에 들어갔던 5개 반을 돌며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오버를 좀 했다’는 취지의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의 교감은 “A교사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교원 단체에 가입도 하지 않았다”며 “그는 눈물을 흘리는 등 수업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A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내용과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학교 측도 내부적으로 사실 관계를 밝혀 적절할 징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