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으로의 역할을 포기한 게 문제고, 소통 대신 불통을 택한 게 가장 큰 실패죠.”
송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이렇게 말했다.
“532만표 큰 표차로 정권을 잡은 건 정치 사상 처음이었고, 정부로서의 업적도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보다 많은 업적을 냈어요. 우선 선진 20개국(G20)에서 우리가 중심에 가 있잖아요. 게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다른 나라하고 달리 아주 극복이 잘돼 경기를 유지해 나갔고, 재작년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호주, 프랑스, 한국만 플러스 경제성장을 했는데 6.2%라는 상당히 높은 경제 성장률이었죠. 4대강도 말은 많았지만 성공한 정책이고,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연 것도 그렇고, 그런 업적은 과거 10년에 비교하면 엄청난 거죠.”
-그런데도 체감 지지도가 밑바닥으로 가는 이유는 뭘까요.
“이 대통령이 정치는 안 하고 행정만 해서 그렇죠. 부지런만 했지 여야하고 대화를 안 했어요. 사회적으로 반대 입장 갖는 사람들을 불러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했어야 하는데, 그걸 안 했어요. 박근혜씨와도 타협을 안 하니 청와대 권력과 여의도 권력이 따로 논 것 아닙니까. 국민하고는 완전 ‘불통’이 됐다는 얘기죠.”
-왜 그랬을까요.
“대통령이 ‘정치직(職)’이라는 점에 대한 생각이 옅은 거죠. 행정직이라고만 생각했지. 이해관계가 상반된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고 조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이게 모두 정치거든요. 정치는 ‘조화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전혀 안 한 건 아니겠지만 정도가 너무 낮았다는 게 사실이에요. 소통의 통로를 10배, 20배 더 올렸어야 하는데 더 낮춘 게 현 정부의 가장 큰 실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