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5.07 23:08
9일 치르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親朴) 이한구, 이주영 의원과 비박(非朴) 남경필 의원의 3자 대결 구도다. 경기 수원서 5선(選)을 한 남 의원은 당초 '수도권 젊은 대표론'을 내걸고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 대표는 절대 비박에게 줄 수 없다"는 친박 내 분위기를 확인하고 원내대표 경선으로 돌았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오는 15일 전당대회 출마자 9명 중 7명이 친박으로 분류된다. 당 대표론 친박계가 미는 황우여 원내대표가 유력하다.
8월쯤 개최될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그 사이 하늘과 땅이 뒤흔들리는 정치적 변동이 오지 않는 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이 예약된 상태다. 박 위원장에게 도전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의원 등은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 지분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당원·대의원 표가 50% 비중을 차지하는 현행 경선 규칙으론 박 위원장과 경쟁은 해보나 마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친박 이혜훈 의원은 7일 "대선 경선 규칙에 대해 지나친 정치 공세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최대 계파인 친노(親盧)와 호남 민주계는 친노 이해찬 고문이 당 대표를 맡고, 민주계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역할 분담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당내·외에서 '자리 나눠먹기 담합(談合)'이라는 거센 역풍(逆風)을 맞았다. 지난 4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초 낙승이 점쳐졌던 박 의원은 2차 결선투표 끝에 최소 과반보다 3표를 더 얻어 힘겹게 이겼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이해찬 고문은 당 대표 출마 자체를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당내 대선 주자 중 가장 앞서 가는 문재인 고문도 이 역할 분담을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라고 감싸다가 정치적인 상처를 입었다. 당내 보스 몇몇이 사전에 입을 맞춘 대로 당을 주무르려다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국민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진행하는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평가하는 기준은 동일하다. '미리 짜 놓은 각본 따라'는 안 된다는 것이다. '힘 있는 사람 마음대로 하는 경선'에도 마음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이렇게 안 되는 기준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는데도 그걸 무시하는 정당은 12월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