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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부연합 핵심 이석기, 하지만 그 뒤엔…"

화이트보스 2012. 5. 8. 11:20

경기동부연합 핵심 이석기, 하지만 그 뒤엔…"

  • 황대진 기자

  • 입력 : 2012.05.08 03:05 | 수정 : 2012.05.08 07:00

    당 내외서 거론
    '수령'으로 묘사하는 이용대, 下放됐다 복귀한 김영욱, 성추행 윤원석 등 숨은 실세로 꼽혀

    이석기
    진보당 사태의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비례대표 2번)는 7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실세는 보호한다는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 특유의 조직문화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석기 당선자 뒤에도 그들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숨은 실세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비당권파 측의 얘기다.

    이석기 당선자가 경기동부 핵심?

    이 당선자가 경기동부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은 진보당 내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당권파 당직자들조차 그 존재를 제대로 모르던 이 당선자가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이석기'를 국회로 보내기로 하고 순식간에 이런 지시가 조직에 내려갔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1만1235표를 얻어 5437표를 얻은 2위 윤금순 후보를 압도했다. 다만 여성 1번, 남성 2번이라는 원칙에 따라 2번을 받았다.

    이 당선자의 '무게'는 지난 4~5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유시민 공동대표가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이석기 당선자를 거론했다며 "부정선거 진상 조사가 이석기를 표적 겨냥한 것 아니냐"고 했다. 유 대표는 "비공개 자리에서 있었던 얘기를 다 해볼까요?"라고 맞받았다. 이석기 당선자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는 방증이다. 하지만 진보당 안팎에서는 "이 당선자 뒤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실세가 존재한다"는 말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총선에 나섰다는 것은 공개의 장으로 이석기를 내보내기로 했다는 의미"라며 "이를 결정한 배후 조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당선자는 과거 주사파 학생운동의 한 분파인 '자주민주통일운동그룹(자민통)'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자민통은 NL운동권 내에서도 지시를 내리는 '지하 사령탑'과 실제 행동을 취하는 '대중 조직'으로 구분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통합진보당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준호 공동대표(오른쪽)가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단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중 이정희 공동대표(왼쪽)에게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이 공동대표가 조 공동대표의 조사 결과가 “근거가 없다”고 하자, 조 공동대표는 “유치찬란하구만”이라고 받았다. /뉴시스
    숨은 실세는 누구

    경기동부의 1세대 지도자로는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꼽힌다. 진보당 관계자는 "이론·사상 측면에서 핵심은 이 전 의장이었다"고 했다. 이 전 의장은 이른바 2007년 '일심회'사건 판결문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사건의 주범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씨는 2005년 12월 북한에 보낸 통지문에서 "당 정책위를 완전 장악하도록 하여야겠습니다"라면서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라고 했다. 판결문에는 "경기동부는 가끔 (이 전 의장을) '수령'으로 묘사한다"고 서술돼 있다. 이 전 의장은 지병 때문에 지금은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동부의 '오픈'되지 않은 실세 중 하나로 김영욱 전 진보정치연구소 부소장 이름도 나온다. 진보당 관계자는 "김 전 부소장은 최고 실세 중 한 명이었으나 2005~2006년 무렵 경기동부 내 권력 다툼에서 밀려 한때 '하방(下放)'됐다가 최근 다시 핵심으로 복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전 부소장은 최근 이석기 당선자의 보좌진 명단에 '총괄'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부소장은 당권파의 전략기획통으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다. 이 제도는 진보당의 강력한 요청으로 민주당과의 야권 연대 정책합의문에도 포함됐다.

    이 밖에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했다 성추행 논란으로 낙마한 윤원석 전 '민중의 소리' 대표, 그를 이어 출마해 당선된 김미희 당선자, 우위영 대변인 등도 당권파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양수 전 민노총 조직실장(전 경기동부연합 공동의장), 윤용배 전 민노총 사무국장(전 경기동부민족민주청년단체연합 부의장), 김근래 진보당 예비 후보(경기 하남) 등도 당권파 쪽 주요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