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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에 머리채 잡힌 당대표…대선 흔들 그 장면

화이트보스 2012. 5. 14. 11:03

당원에 머리채 잡힌 당대표…대선 흔들 그 장면

[중앙일보] 입력 2012.05.14 00:53 / 수정 2012.05.14 08:33

이 장면, 올 대선 구도 흔드나
통합진보당 최악 폭력 사태
민주당 야권연대 회의론 확산 …
박지원 “이 상태로 국민 지지 못 얻어”
문재인 “야권 전체가 동반 추락”

당원에 머리채 잡힌 당대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로 보이는 한 여성(왼쪽)이 회의 도중 의장석으로 뛰어들어 조준호 공동대표(오른쪽)의 머리끄덩이를 뒤에서 잡아당기고 있다. [조용철 기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 후폭풍이 12월 대선구도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당권파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비당권파의 유시민·조준호 대표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회의석상에서 휘두른 폭력은 결국 무슨 수를 쓰든 당내 기득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이 일로 대한민국 진보는 죽었다. 사교집단의 광란을 보는 듯했으며, 대중들에게 ‘경기동부연합(당권파 핵심세력)은 이참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썼다.

  12월 대선을 겨냥한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간 연대엔 이미 금이 간 상태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 정권교체를 하자는 것인데 과연 이런 상태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이날 “야권 전체의 동반추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의 한 중진은 “제도권 정당의 범주를 벗어났다”며 “야권 전체에 대해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당과 뭘 함께하자는 것이냐”고 말했다. 운동권 출신의 우상호 당선인도 이날 “이대로 가면 범야권이 공멸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집권 경험 을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대통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진보세력과 연대하지 않았다. 진보진영의 권영길 후보는 각각 국민승리21과 민주노동당 으로 출마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종필(자유민주연합), 노 전 대통령은 정몽준(국민통합21)과 중도보수 연대로 집권에 성공했다.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방향과는 정반대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 민주당 내에서 ‘굳이 이런 세력과 연대할 실익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라는 관점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안 원장의 대선후보 영입에 공을 들여 왔다. 안 원장은 그러나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표현대로 대북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통합진보당과 현격히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가 민주당과 연대하려 해도 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 ‘2인3각’ 상태에선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종북보다 종미(從美)가 문제’라는 통합진보당 당권파 역시 안 원장의 노선과는 맞지 않는다. 당권파의 핵심 이석기 당선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반드시 진보당 독자 대선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권에선 중도를 껴안을 수 있는 후보들의 공간이 커졌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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