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102동 702호

민박 예약대행 사이트 급증

화이트보스 2012. 6. 10. 07:43

민박 예약대행 사이트 급증
현지 정보 빠삭한 교포 주인, 축제·공연·쇼핑 노하우 제공
김치에 쌀밥… 말도 잘 통해

미국 LA 지역에 있는 한인 민박. / 한인텔 제공

대학생 김모(22)씨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호텔 대신 현지 한인 민박에서 숙박을 한다. 한인 민박이 호텔보다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입맛대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데 한인 민박이 더 유리하다는 것. 김씨는 "현지 사정에 밝은 교포에게 상세한 설명을 듣고 여행 계획을 짤 수 있고, 한국인 투숙객들끼리 모여 있어 객지가 주는 불편과 불안도 덜하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패턴이 여행사에 의존하는 패키지여행에서 개별 자유여행(FIT)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한인 민박을 이용하는 여행객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텔보다 저렴하면서도 현지 여행정보를 얻기 쉬운 민박 여행상품을 중개하는 '한인민박 예약대행' 여행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한인 민박 예약대행사 '한인텔'엔 전 세계 300여 곳의 한인 민박이 가입돼 있다. 여행객은 이 예약대행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해외 한인 민박을 예약할 수 있고 해당 지역의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이 회사를 통해 한인 민박을 이용한 여행객은 2만6000여 명. 설립 3년 만에 여행객 송출률(送出率) 10위권 안에 드는 여행사로 성장했다.

한인텔은 소문이나 블로그를 통해 개별적으로 모객을 하던 한인 민박을 네트워크화했다. 대형 호텔처럼 실시간 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을 할 수 있다. 방을 구하려면 현지와의 시차를 고려해 꼭두새벽에 전화를 해야 하고, 송금을 하면서도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가슴 졸여야 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여행상품의 유통구조도 기존의 여행사들과 차이가 난다. 기존 여행사를 이용해 해외 호텔을 구할 경우 여행객은 국내 여행사, 현지 '랜드사'(고객들에게 현지에서 실제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 현지 호텔을 예약하게 된다. 한인텔 오현석(33) 대표는 "보통 호텔의 경우 여행사, 랜드사가 각각 25%의 중개료를 받는데, 한인텔의 경우 한인 민박과 직접 계약을 하고 10~15%의 중개료만 받는 방식으로 중간마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인 민박을 이용한 해외여행이 늘며 한인텔뿐 아니라 '민박다나와', '민박투어닷컴', '투어인' 등 10여 개의 예약대행사가 문을 열었다. 이들 예약대행사는 현지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민박집 주인을 통해 생생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지의 축제나 공연정보, 각종 쇼핑 노하우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각 지역 민박이 제공하는 여행정보를 모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검색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오 대표는 "김치와 쌀밥을 먹을 수 있고, 한국인들만 있어 언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민박을 편안하게 느낀다"고 했다.

한인 민박 예약대행 업계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민박을 1000여 개로 추정한다. 오 대표는 "가입된 한인 민박에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가입할 때도 까다롭게 심사를 하고 있다"며 "한인 민박도 호텔만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여행객들에게 심어주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