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박근혜 만난 김정일, "미안하다" 사과 후…

화이트보스 2012. 6. 13. 10:39

박근혜 만난 김정일, "미안하다" 사과 후…

  • 김봉기 기자

  • 입력 : 2012.06.13 03:10 | 수정 : 2012.06.13 07:11

    특별기까지 보낸 김정일… 1968년 김신조 사건 사과, 판문점 통한 歸路도 권유
    "2세로서 평화정착 노력하자"… 朴 제안에 김정일도 "좋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적지 않은 여야 정치인들이 북한을 방문했다. 맨 왼쪽 사진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한 모습. 가운데 사진은 2000년 8월 북한을 방문한 박지원(맨 왼쪽) 당시 문광부장관(현 민주당 원내대표)과 박권상(가운데) KBS 사장이 김정일과 기념 촬영을 하며 웃고 있는 장면. 맨 오른쪽 사진은 2005년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현 민주당 상임고문)이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 /통일부, 문화관광부 제공
    새누리당박근혜 전 대표는 2002년 5월 3박4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방북기를 5년 뒤 펴낸 자서전('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정치인 자격이 아니라 북한 어린이 의약품 지원 활동을 해온 '유럽-코리아재단'의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박 전 대표를 태워오기 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으로 특별기를 보냈으며, 박 전 대표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환영 인파가 넘쳐났다. 박 전 대표는 2000년 방북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묵었던 백화원 영빈관 방을 썼다.

    김정일 위원장과 가진 독대는 5월 13일 백화원 영빈관 회의실에서 속기사 1명이 배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 전 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해 "화법과 태도가 인상적"이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이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불쑥 1968년 북한 특수부대가 박정희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남파됐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질렀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는 것이다. 이어 박 전 대표도 "남과 북이 교류를 강화하면서 조금씩 서로 맞춰나가야 자연스레 평화통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고,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 ▲'부실 공사 의혹' 금강산 댐에 대한 남북 공동 조사단 구성 등을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표가 귀국할 때 "굳이 먼 길(중국 경유)로 돌아갈 필요가 있느냐. 판문점을 통해 가라"고 제안해 박 전 대표는 차편을 통해 서울로 돌아왔다. 박 전 대표는 "돌아오는 차 속에서 '남과 북이 이렇게 가까운데 먼 길을 돌아서 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간절해졌다"고 적었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외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7·4 공동 성명을 발표한 남북 지도자의) 2세로서 평화 정착에 노력하자"고 제의하자 김 위원장도 "그렇게 하자"며 화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