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26 03:02 | 수정 : 2012.07.26 09:24
114일간 구금됐던 김영환씨 "가혹 행위 당했다"
中 "사실 아니다"… 외교부 "확인되면 강력 대응"
중국에서 114일간 구금됐던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49·사진)씨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 당국에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금 당시 물리적 압박, 잠 안 재우기 등 많은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했으나 어떤 고초를 당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은 '귀환 조건'으로 중국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각종 가혹 행위를 한국에 돌아가 절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혐의로 제가 체포됐는지 구치소를 나올 때까지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며 "(중국 국가안전부의 조사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라는 식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김씨는 "중국에 적대 활동을 한 적도 없고, 중국 관련 정보를 수집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 말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탈북자를 돕던 우리 국민을 긴급 체포한 뒤 죄목도 알려주지 않은 채 넉 달 가까이 구금해 놓고 가혹 행위를 했다는 얘기다. 중국이 김씨에게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인 '국가안전위해죄'를 적용해 변호사 접견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가혹 행위에 대한 침묵을 석방 조건으로 내건 것은 인권 후진국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김씨의 '가혹 행위' 주장과 관련, "중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면서 엄중히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중국에 강력 항의할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지난 6월 11일 2차 영사 면담 때 김씨로부터 중국 당국의 가혹 행위에 대한 진술을 처음 들었다"며 "진술 청취 직후 중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최근까지 만약 사실이라면 엄중 항의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사실 확인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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