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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기숙사 더 짓고 기숙사비 더 내려야 한다

화이트보스 2012. 8. 16. 16:43

대학들, 기숙사 더 짓고 기숙사비 더 내려야 한다

 

입력 : 2012.08.15 23:04

정부가 서울 신촌 대학가에 가까운 홍제동 국유지에 1000명이 들어가는 기숙사를 짓기로 했다. 여러 대학 학생이 입주하는 '연합 기숙사'로 운영하고 방값은 평균 월 24만원 하는 일반 기숙사보다 20%쯤 싼 19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의 대학생 47만명 중에 지방 출신이 14만명이다. 그러나 기숙사 입주 가능 인원은 3만2000명밖에 안 된다. 10만여명은 하숙·원룸 심지어 고시원이나 쪽방을 구해야 한다. 학교 근처의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50만원을 줘야 한다. 대학생 주거비가 '제2의 등록금'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기숙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대학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의 56개 대학 가운데 15개는 아예 기숙사가 없다. 전국 사립대가 쌓아놓은 적립금이 7조원이 넘고 그중 절반이 건축에 쓰이게 돼 있다. 하지만 많은 대학이 기숙사는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기숙사를 지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학생에게 안정된 주거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잡념 없이 공부에 전념하게 해주는 최고의 장학제도다. 기숙사 지을 땅이 없다고 버티는 대학 중에는 법규상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녹지 전용 토지를 가진 곳이 많다. 정부는 기숙사를 짓겠다는 대학에 토지 용도를 변경해주고 건폐율·용적률 규제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들쭉날쭉한 기숙사비도 합리적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월 12만원을 받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먹든 안 먹든 식권까지 의무적으로 사게 해 50만원 가까운 기숙사비를 받는 곳도 있다. 기숙사 운영은 영리사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대학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기숙사를 짓고 일정 기간 운영권을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업자들이 기숙사비에 이윤을 얹으니 비싸질 수밖에 없다. 대학이 대학 힘으로 기숙사를 지으려고 할 때는 저리 융자 혜택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