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美 3년유학 앞두고 3년임기 사외이사 맡은 안철수

화이트보스 2012. 9. 6. 10:26

美 3년유학 앞두고 3년임기 사외이사 맡은 안철수

기사입력 2012-09-06 03:00:00 기사수정 2012-09-06 09:46:38

이사회 참석땐 포스코가 항공료 부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미국 유학 시절인 2005년 3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포스코의 비용 부담으로 10여 차례 한국을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을 위해서라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유학을 가 있는 동안 기업이 항공료로만 수천만 원을 부담한 것을 두고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불과 한 달 뒤에 3년간의 유학을 갈 예정이었음에도 3년 임기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은 적절치 않은 처신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 원장은 2005년 2월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됐지만 그해 3월 곧장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3년여의 유학생활 동안 안 원장이 귀국해서 포스코 이사회에 참석한 것은 모두 19차례. 포스코 측은 5일 “안 원장이 한국에 왔던 19번 중 10여 차례 정도 비즈니스급 왕복 항공료를 포스코가 부담했다”고 말했다. 당시 안 원장이 다녔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최고경영자 코스가 위치한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을 오가는 비즈니스급 왕복 항공료가 500만∼6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안 원장은 다른 사외이사와 달리 최소 6000만 원 정도의 혜택을 추가로 받은 셈이다. 이에 포스코 측은 “안 원장 외에도 지원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 거수기 사외이사
뉴스이미지 ‘힐링캠프’ 출연한 안철수 원장 1 2 3 사진 더보기


안 원장이 6년간(2005년 2월∼2011년 2월)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대기업의 감시자’ 역할보다는 ‘대기업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동아일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온 포스코의 2005∼201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은 47차례의 이사회 중 43차례 참석했다. 이때 이뤄진 242건의 안건 표결 중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한 안건은 ‘임원 장기 인센티브제도 도입 방안’(2006년 12월 19일·부결)과 ‘이사회 운영 개선안’(2008년 12월 19일·보류) 등 두 건에 불과했다. 이 안건들조차도 그 다음 이사회에선 통과됐다. 이사회 내 위원회 표결도 예외가 아니었다. 안 원장은 포스코 사외이사 6년 동안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재정 및 운영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등의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39건의 위원회 표결에서 2009년 10월 15일 ‘전략적 상호 지분 교환안’ 단 1건에 대해서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 원장은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경영진에 대한 보상과 감시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사외이사 안철수’는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을 거의 대부분 통과시키는 역할에 머문 셈이다.

이에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반대, 수정가결 등의 형태로 몇 차례 의사를 표시했다”며 “이사회를 하기 전에 미리 안건을 돌려서 거기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안건 자체를 이사회에 올리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스톡옵션 행사로 3억여 원 수익

안 원장은 포스코 사외이사로서 7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 2010년 포스코 사외이사의 평균 연봉이 53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안 원장은 6년 동안 3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연봉 외에도 2005년 4월 28일 포스코 주식 2000주를 스톡옵션으로 받았다. 안 원장은 행사 기간(2007년 4월 29일∼2012년 4월 28일)이 끝나기 직전인 올해 4월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가격이 19만4900원이고, 4월 중 포스코의 종가(최저가 36만6500원, 최고가 38만4500원)를 적용하면 안 원장은 스톡옵션 행사로만 3억4320만∼3억792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