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09 22:24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지난 6일 안철수 교수 측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측이 안 교수의 뇌물·여자 문제를 거론하며 안 교수에게 출마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한 기자회견에 배석했었다. 자신이 속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뽑고 있는 마당에 자기 당 후보가 범(汎)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안 교수 지원 활동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더 희극적인 건 민주당이 이튿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 송 의원을 출석시켜 별도 발언 기회까지 주면서 송 의원과 한 짝이 돼 해당(害黨) 행위를 한 것이다. 민주당은 모바일 투표의 불공정 시비로 경선판이 깨질까 말까 한 데다 경선 자체가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 나버린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안철수 교수 불출마 협박'에 대한 당 차원 진상조사위까지 구성했다.
민주당은 8월 25일부터 진행해 온 순회 경선 결과를 종합해 오는 16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23일 결선투표를 한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 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경선 후보 가운데 어느 누구를 지지하는지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당 경선은 먼 산 바라보듯 하며 당 밖 안철수 교수의 향배(向背)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10년 전 이맘때도 당 경선에서 선출된 노무현 후보와 당 밖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여부를 놓고 당이 두 쪽으로 나뉘다시피 했다. 그래도 당시는 당 지도부와 주류는 당 후보 중심으로 뭉쳤고 비주류가 중심이 돼 후보로 선출된 지 몇 달 만에 지지율이 폭락한 노 후보의 대안을 찾는 모양새였다. 반면 이번엔 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경선이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당 밖 안 교수 참모진처럼 움직이고 있다.
요즘 민주당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당의 주인이 '당 안'에 있지 않고 '당 밖'에 있는 느낌이다. 이런 판에 어떻게 경선이 경선답게 보이고 거기서 선출된 후보가 후보답게 보이겠는가. 지금 같아선 민주당 경선은 안철수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를 뽑는 절차 이상도 이하도 못 되는 기형적(畸形的) 경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