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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선 위기론… "다 바꾼 DJ式 변화 필요"

화이트보스 2012. 10. 4. 10:19

새누리 대선 위기론… "다 바꾼 DJ式 변화 필요"

  • 최재혁 기자

  • 입력 : 2012.10.04 03:02 | 수정 : 2012.10.04 08:33

    현재도 밀리는데… 선거 막판 野단일화땐 속수무책
    與, 朴주변서 뛰는 의원 20명과 방관자 의원 130명
    '2선 후퇴' 등 특단의 조치, 친박 내부서도 공감대

    대선을 7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새누리당 인사들은 추석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현재도 밀리는데 야권이 마지막에 '후보 단일화' 카드를 쓴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친박 주류의 2선(線) 후퇴' 필요성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야권 단일화 카드에 전전긍긍

    새누리당 인사들은 문·안 후보 간의 단일화를 상수(常數)로 보고 있다. 그들의 고민은 '문·안 후보가 지지층 누수(漏水)를 최소화한 상태로 단일화할 경우 현재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 갖고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에서 지지층 이탈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야권이 단일화 게임을 극적으로 진행한다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3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선대위 공동위원장 인선 등 향후 선거 대책 구상에 몰두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유신(維新),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한 뒤 당사를 나서며 천장을 올려다보는 박 후보의 모습이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중앙선대위 공동 의장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전략을 짜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누가 나와도 45%의 고정 지지층이 있고 6%의 확장이 필요한데 거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대단히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진영 정책위의장은 "여론조사를 보지 않더라도 총선 이후에 지금까지 우리가 득점한 게 별로 없다"며 "선대위에서 (인적 구성이나 전략 면에서) 변화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대위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긴말이 뭐가 필요하냐. 내일 선거를 한다면 야권 단일 후보에게 이길 수 없는 상황 아니냐"며 "그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그냥 지는 길밖에는 없는데도 후보 측근들은 자기들끼리 권력 놀음이나 하고 있다"고 했다.

    ◇2002년 패배를 떠올리는 의원들

    최근 새누리당 일각에선 "1997년 DJ의 길을 갈 것인지, 2002년 이회창 후보의 길을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때가 왔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남경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을 예로 들며 "당시 후보 빼놓고 다 바꾸고 권력을 나눴다. 동교동계를 몽땅 2선 후퇴시키고 새로운 사람들을 전면 배치했다"면서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친박 내부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다. 친박의 한 관계자는 "추석 민심에서도 나타났듯 야권 단일화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것이다. 인적 쇄신 등 전면적 변화 말고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중앙선대위 인사 등에서 나타난 박 후보의 친박 중심 용인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 의원(150명)은 '20 대 130'으로 나뉘어 있다"고 했다. "박 후보 바로 옆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20명과 '당신들끼리 잘해보라'고 방관하는 나머지 130명으로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상기 의원은 "(친박 2선 후퇴론은) 충정에서 건의한 걸로 생각하지만 밖에서 볼 때는 분란으로 비칠 수 있다"며 "지금은 빨리 인선을 마무리 짓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