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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후보 단일화되면 박근혜 패배?… 전문가 15명 중 9명 "그럴 것"

화이트보스 2012. 10. 6. 20:41

野후보 단일화되면 박근혜 패배?… 전문가 15명 중 9명 "그럴 것"

  • 배성규 기자
  • 입력 : 2012.10.06 02:35

    ['단일화 효과' 전문가 설문]
    9명 "野단일화 땐 승리" - 文·安 경쟁자 아닌 러닝메이트 관계… 지지표 이탈 적어
    6명 "단일화해도 초박빙" - 중도층이 단일화를 야합으로 여기면 효과 크게 떨어져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보다 파괴력 클지 여부엔 예측 서로 엇갈려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선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만 한다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꺾고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본지는 5일 정치학자와 정치 컨설턴트, 여론조사 전문가 등 15명을 상대로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와 시기·방식, 단일화 시 대선 승리 가능성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러닝메이트' 관계인 야권 후보가 승리"

    전문가 15명 중 9명은 야권 단일 후보가 박 후보에게 승리할 것이라고 답했고, 6명은 승부를 점치기 힘든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점친 사람은 없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시민캠프’ 1차 회의에 참석해 각 지역 캠프 관계자들과 원격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야권 단일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60% 정도 될 것"이라며 "다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이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지지층 이탈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승산은 70~80%, 문 후보로 됐을 때는 60~70%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도 "야권 승리 가능성이 55%"라고 했다.

    야권 단일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55% 안팎인 '정권 교체' 지지층이 단일 후보 지지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안 후보의 단일화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때보다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두 후보가 이념적 동질성이 강해 서로 지지표를 뺏는 제로섬 관계가 아닌 동반 상승하는 성향이 있다"며 "경쟁자보다는'러닝메이트'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통합에 대해선 일종의 환상이 있다"며 "문·안 후보가 서로 돕고 합치는 모습을 보이면 단일 후보 지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단일 후보가 이긴다는 보장 없다"

    후보 단일화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잖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02년엔 노무현 후보가 컨벤션 효과로 인해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10%포인트가량 앞섰지만 실제 득표율 차이는 2.3%포인트로 줄었다"고 했다. 단일화 초창기엔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선거일로 다가갈수록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효과가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도 "야권이 단일화로 시너지 효과를 본다 해도 박 후보와 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누구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박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산은 반반"이라고 했다.

    이번 야권 단일화 경선이 2002년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2002년에는 단일화가 급작스레 이뤄져 큰 영향을 줬지만 이번엔 누구나 예상하는 일이라 단순히 합친다고 감동을 주는 게 아니다"며 "단일화 이후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산술적 정치공학에 머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중도층 일부가 문·안 후보 단일화를 정치적 야합으로 여기게 될 경우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안 후보가 지닌 약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조진만 교수는 "무소속인 안 후보는 득표력은 높을지 모르지만, 선거 과정에서 위기가 왔을 때 지원해 줄 의원과 당원들이 없기 때문에 갑자기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임성학 교수는 "문 후보는 '친노 프레임'에 걸릴 경우 의외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화조사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順]

    가상준 단국대 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상무, 김형준 명지대 교수, 박명호 동국대 교수,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신율 명지대 교수, 윤성이 경희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이내영 고려대 교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