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작은 노력들 임계점 넘으면, 기적같이 결혼문화 바뀔 것"

화이트보스 2012. 10. 11. 14:43

"작은 노력들 임계점 넘으면, 기적같이 결혼문화 바뀔 것"

  • 최종석 기자

  • 입력 : 2012.10.11 03:00

    [6부-<18> 결혼문제 전문가 강학중 소장 "우리 가족부터 도전하자"]

    "'작은 결혼식'은 부자(富者)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보통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자기 분수에 맞게 치르는 게 작은 결혼식이지요."

    결혼 문제 전문가인 한국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한국사이버대 부총장·사진)은 "하객 수나 경비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가까운 사람들의 진심 어린 축복 속에서 올리는 창의적인 결혼식이 '작은 결혼식'"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고(高)비용 결혼 문화가 문제라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에 동참했다.

    강 소장은 "그동안 (호화 결혼 문화가) 바뀌지 않았던 것은 (본인은 실천하지 않고) 남이 먼저 나서주길 바라는 심리 때문"이라며 "저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몫을 나눠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작은 결혼식은 이렇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축의금을 사양하는 대신 식사나 예식장 예산을 조금씩 줄이고, 보통 사람들은 웨딩 사진이나 신부 화장을 비싼 업체에 맡기지 말고 직접 해보자는 것이다. 결혼식 사회와 축가를 친구들에게 맡기는 등 '품앗이' 전통을 살려 결혼 준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는 "성의 없이 대량으로 내놓는 스테이크 대신 신랑·신부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를 대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강 소장은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얼굴도 모르는 대기업 임원 자녀 결혼식엔 아예 가지 말고, 공공기관은 관리하기 귀찮겠지만 시설을 작은 결혼식장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넌 의사인데, 넌 변호사인데…'라고 호화 결혼을 부추기고 비교하는 문화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작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위한 우리 가족의 다짐'이란 제목의 서약서를 꺼내며 "가족이 모여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그걸 글로 써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시도했다"고 말했다. 서약서엔 부인, 두 딸과 함께 약속한 10가지 다짐을 담았다.

    "이런 모든 행위가 바로 '화환 터널'이나 '돈 봉투' 같은 촌스러운 문화에 대한 '도전'입니다. 작은 노력이 모여 임계점(臨界點)을 넘으면 기적같이 결혼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