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과 통화하니…전쟁 식량이라며 강냉이 지급 받아 (38)
by 주성하기자 2013-04-02 8:00 am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화요일에 북에서 포병과 미사일 부대에 제1호 전투태세를 명령했죠.
그거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1호 전투태세가 되면 총과 실탄을 지급받고 전투위치에서 밤을 새우는 것을 의미하는 건가요.
아무튼 여러분 요새 정말 괴롭죠. 남쪽에선 그럴 때 “미치고 환장하겠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얼마 전 북쪽하고 통화해보니 전쟁 날 것처럼 호들갑 떨면서 저기 온성 쪽에는 세대당 강냉이 15키로씩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아주 보잘것없지만 어떻게 먹을 거라도 좀 주네”하고 생각했는데, 웬일. 그거 전쟁 때 먹을 거라고 그 강냉이 먹나 검열까지 한다면서요.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습니다. 배고플 때 먹을 거 앞에 두고 못 먹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입니까. 가뜩이나 죽을 맛인데, 먹을 거 앞에 놓고 침을 삼키는 고문까지 더해지네요.
이젠 그만할 때도 됐는데, 이번 화요일엔 원산에서 상륙훈련과 반상륙훈련을 하더라고요. 그거 훈련사진 보고 웃었습니다. 남쪽에서 보고 “어이쿠 무섭네” 좀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 훈련 장면을 보면 “요게 다야?”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공기방석정이랑 몇 척이 동원되긴 했습니다. 그것도 몇 척 안 되니까 사진 포터샵 프로그램으로 공기방석정이 많은 것처럼 사진을 조작해 신문에 냈더군요. 그게 알려져서 세계적으로 망신을 했습니다.
그런데 공기방석정은 몇 척이 있던 그건 최신형 공격용 직승기들 앞에선 밥일 뿐입니다.
여러분도 ‘아파치’ ‘코브라’ 이런 직승기 이름 들어보셨죠. 아파치 같은 경우는 세계에서 제일 정밀한 미사일이 탑재돼 있어 한번 뜨면 탱크나 군함 열 댓대는 그냥 날아갑니다.
반면에 자기는 보이지 않는데 떠서 미사일을 날리기 때문에 맞받아 쏘기도 힘들어 수많은 전쟁에 참가했지만 격추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전쟁한 나라들은 아파치 하면 치를 떱니다.
바다에 뜬 공기방석정은 속도는 좀 빨라도 철로 만든 배가 아니기 때문에 아파치의 좋은 먹잇감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상륙군을 향해 로켓포를 쏘는 사진을 보니 여성 군인들이 조선시대 화포 비슷한, 뜨락또르에 끌고 다니는 그런 소형 방사포를 쏘더군요. 그것도 개활지에 포를 짝 펴놓고요.
유사시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요즘 현대전쟁에선 상륙전을 하면 그 지역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로 싹 밀어버립니다.
주로 상륙작전은 해변이 쭉 길게 늘어있는 곳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갱도 파고 포를 설치하기도 힘드니 유사시엔 그렇게 해변에 나와 포를 쏘면 다 죽습니다. 설사 갱도에 들어갔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1950년 9월 월미도에 미국이 상륙했잖습니까. 북에선 월미도 해안포 영웅중대라고 선전하지만 실상은 월미도에 포병 한 개 중대와 보병 한 개 대대가 있었지만, 이 모든 인원이 몽땅 달라붙어서도 상륙병력 단 1명도 못 죽였습니다. 부상자만 3명 만들었다 합니다.
상륙할 때 찍은 영상과 사진들 저도 봤습니다. 바다에서 함포를 비 오듯 쏘고, 폭격기에서 폭격해대고 하니까. 인민군이 몽땅 바다 반대쪽 갱도에 들어가 숨었거든요.
그러니 상륙부대는 쉽게 올라가서 탱크로 밀었죠. 항복하라는데 갱도에서 나오지 않으면 불도저 날을 단 탱크로 입구를 밀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집계하니까 살아있는 병력 중 삼분의 일 정도는 일찌감치 항복하고, 한 100명은 갱도에 있다가 입구를 막아놓는 바람에 질식해 죽었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죠.
영화 월미도에서 이태훈 중대가 얼마나 용감하게 싸웁니까. 실상은 군관이 항복하겠다고 손들고 나오다 미군이 돌격해 오는 줄 알고 오인사격을 해서 죽이는 등 월미도는 싸울 의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항복하다가 어처구니없이 죽은 군관이 바로 이태훈 중대장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북한 전쟁사에 대표적 거짓말을 세 개 꼽으라면 저는 적을 한 명도 못 죽이고 투항한 월미도 부대를 영웅으로 만든 것 하고, 존재하지도 않은 미 해군 빨찌모르 중순양함을 격침했다고 떠는 것 하고, 교통사고로 죽은 워커 8군사령관을 매복 공격해 죽였다면서 누군가에게 영웅칭호를 준 것 세 개를 꼽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양에서 무슨 전쟁기념관 새로 만든다고 법석거리던데요. 알고 보면 웃겨서 보기 힘든 기록이 더 많을 겁니다.
1950년대 월미도가 그 정도였는데, 6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겠습니까. 한미연합군이 상륙한다고 하면 그거 막을 힘이 북엔 없습니다.
탈북자가 2만5천 명이 넘으니 요즘 북한군 사정은 여기서 손금 보듯 압니다. 탱크나 군함, 포차는 기름도 없고, 기관도 고물이고, 훈련도 안돼서 말이 아닙니다. 탈북한 땅크병 출신이 10년 군사복무를 하면서 진짜 탱크 한 번도 못 몰아봤다고 하는 판이니 말 다 한 거죠.
이번에도 원산에 훈련 가는 데, 장비들 몰아본 적이 없으니까 운전이 미숙해서 가다가 사고 엄청났다고 들었습니다.
원산으로 가는 마식령 고개 워낙 꼬불꼬불하잖습니까. 여자 포병부대는 포를 견인해 가는데, 마식령 넘지 못해서 지나가는 민간차 운전사들에게 포차 좀 운전해 령길을 넘겨주세요 이렇게 사정하고요. 이렇게 전쟁 어떻게 합니까.
군함은 어떻습니까. 뼁끼가 없어 녹이 쓸까 봐 갱도에 모셔두고 있고, 배 기관은 생산된 지 최소 20년은 넘었는데 부속이 없어서 태반이 고장이고요. 그러니까 실제 전쟁이 나면 바다에 나올 수 있는 군함이 절반도 안 되지 않습니까.
겨우 나와서도 포를 쏘면 용접한 철판 부위가 떨어져서 사격하는 것도 부들부들 떨고. 임진왜란 때 원균이 지휘한 수군도 이보단 나을 겁니다.
이번에 훈련한다고 법석대는 것은 어쩌면 군 장령들이 김정은에게 이런 실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마저 듭니다.
김정은이 진짜로 군사적 소질이 아주 조금만 있다면 한 달 넘게 준비해서 하는 이런 훈련을 보고 좋다고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이 꼴로 진짜 전쟁 나면 큰일 났다” 이렇게 생각해야 정상 아닐까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3월 30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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