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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불어난 숙박시설… 赤字골프장 꼴 날라

화이트보스 2013. 4. 19. 16:25

제주, 불어난 숙박시설… 赤字골프장 꼴 날라

  • 제주=오재용 기자
  • 입력 : 2013.04.19 03:02

    올레로 국내외 관광객 급증
    1년 새 숙박시설 62곳 늘고 3~4년 전 10곳 안팎이던 게스트하우스 250곳 넘어
    급격히 증가한 골프장처럼 결국 경영난에 빠질까 우려

    
	제주지역 숙박업소 수
    올레 열풍과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제주도 내 숙박업소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관광 성수기 '객실 구하기 전쟁'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호황을 누리다 공급 과잉으로 침체기를 맞은 골프장이나 사설 박물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도내 숙박시설은 현재 관광숙박업소 143곳(1만3956실), 휴양펜션업소 59곳(504실), 일반숙박업소 646곳(1만2932실) 등 모두 848곳 2만7392개 객실이다.

    1년 전 786곳 2만4967실에 비교해 업소 수는 7.9%(62곳), 객실 수는 9.7%(2425실) 늘었다.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제주도에 접수된 관광숙박시설 사업계획 신청도 48곳 2186실이나 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건수로 4.4배, 객실 수로는 5.8배 증가한 것이다.

    최근에는 호텔처럼 숙박 사업이 가능한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 iced residence)'형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현재 서귀포시 지역에 신축 중인 오피스텔 3곳(615가구·전용면적 24.5~92.82㎡)이 '서비스드 레지던스'형으로 분양 중이거나 호텔로 용도를 변경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3~4년 전 10곳 안팎이던 게스트하우스가 올레 열풍에 따라 지금은 250곳이 넘을 정도로 너도나도 숙박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숙박업소 '붐'은 중국인 관광객(작년 108만4904명)과 올레길을 찾는 국내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발생했다. 작년 1000만명에 육박하는 969만2519명(외국인 168만1971명 포함)이 제주를 찾으면서 숙박 수요가 갑자기 늘어났다.

    실제로 작년 관광 성수기에는 제주도 내 주요 호텔 객실 사용률이 95%에 이를 정도로 '객실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특2급 이상 관광호텔(12곳 3622실)의 작년 평균 투숙률은 85%로 사실상 만실을 기록해 예약난이 심했다. 통상 투숙률이 80%를 넘으면 만실로 본다.

    작년 정부의 '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법' 시행에 따라 용적률 및 부설주차장 설치 기준이 완화됐고, '관광숙박시설 확충대책'에 따라 관광진흥기금이 확대 지원된 것도 숙박업소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 박홍배 국제자유도시과장은 "현재 관광객 증가 추세를 따라잡지 못했고, 관광 성수기마다 되풀이됐던 숙박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외 돌발변수로 관광 시장이 경색될 경우 공급과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관광숙박시설의 적정 규모에 대한 연구분석과 함께 실태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기대로 많이 만들어진 골프장과 사설 박물관이 지금은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