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朴 대통령 칭화대 연설 3대 키워드 "중국어, 고사(故事), 경험"

화이트보스 2013. 6. 29. 12:33

朴 대통령 칭화대 연설 3대 키워드 "중국어, 고사(故事), 경험"

  • 박세미 기자
  • 입력 : 2013.06.29 12:19 | 수정 : 2013.06.29 12:25

    
	칭화대에서 연설 중인 박근혜 대통령/YTN 캡처·뉴시스
    칭화대에서 연설 중인 박근혜 대통령/YTN 캡처·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칭화대 연설은 중국에 최대한의 친밀함과 친근함, 방중(訪中)에 임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박 대통령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연설이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의 처음과 마지막을 중국어로 진행했고, 한반도 정세의 급박함과 한중 관계의 긴밀함을 설명하며 수시로 중국의 고사(故事)를 인용·비유했다. 또 자신의 어렸을 때 고난과 개인적인 경험 등을 예로 드는 특유의 화법도 활용했다.

    박 대통령의 중국어 연설은 칭와대 학생들에 대한 인삿말과 마무리말 부분에 진행됐다. 그는 연설무대에 오르자마자, “존경하는 천지닝(陳吉寧) 총장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칭화대 학생 여러분, 오늘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국어 연설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칭화대 학생 여러분을 보니,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칭화대의 교훈이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고 알고 있다”며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중략)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한국과 중국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등의 인삿말 부분을 비교적 유창한 중국어로 연설했다.

    중국인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고사, 고전 등을 자주 언급하며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추켜세워주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세우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박 대통령은 “많은 한국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같은 고전을 책이나 만화를 통해서 접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관광 오게 되면, 마치 잘 아는 곳에 온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곤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역지사지(易地思之), 관포지교(管鮑之交), 삼고초려(三顧草廬)같은 중국 고사성어들은 한국 사람들도 일반 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고 말문을 연 뒤, 중국과 한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당위성과 자신의 외교관인 ‘신뢰외교’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또 최근 남북관계 경색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국가간에도 신뢰를 키우고 난관을 헤쳐 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계적인 접근을 주장했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 중 하나가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修身)에 관한 글이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고사를 설명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드는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도 드러났다. 연설 초반엔 자신의 중국 방문 경험을 예로 들며 “오래 전에 소주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이 반갑게 느껴졌다”고 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저와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 ‘새마을 운동과 신농촌 운동’을 비롯해서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젊은 대학생들을 고려한 듯 “앞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을지 모른다”고 ‘인생 조언’을 하며 부모를 여의였던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나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다”며 “그러나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보았다”며 충고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한다”며 중국어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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