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은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아
그리 높이 솟을 수 있었고
강과 바다는 가는 물줄기도 마다하지 않아
그리 깊을 수 있었다.
본디 이 글은 진나라의 공신들이 진시황제에게 타민족을 중용 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 데서 비롯된 논단의 결론으로, 소위 축객령(逐客令)을 내려야 한다는 공론에 이사가 반대하는 명분을 논리로 세운 명문에서 나왔다.
'사람을 가려야 한다' 는 주장에 맞서 문장은 미려하나 확고한 의지로 뜻을 세워 '사람을 가리지 말라'고 대놓고 충언 하는데도 글맛은 사뭇 부드럽기 그지없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글을 두고 말하기를 하나의 순수성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과도한 '폐쇄성에 경종을 울리는 글'로는 이만한 문장이 또 없다고들 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이 말 해석의 그 진정성을 알고도 남을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색깔도 단색의 단조로움은 피할 도리가 없는 터, 그래서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섞어서 한 가지 색을 도드라지게 표출해내려 그 색을 섞는 과정인 배색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데 글은 명문일수록 쓴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상황에 따라 그것도 사람과 관계될 때 수 천 수 만 가지로 해석을 달리한다. 그럴 터이다. 아우름이 용납되는 범위에서라면 사람은 내칠 일이 없다는 옛말이 그래서 설득력을 가진다. 우리 제주속담에도, '쪽박과 사람은 있는 대로 쓴다' 고 했다.
이제 여기 새롭게 들어설 우근민 제주도정은, 새로운 제주특별자치도를 '1. 자립형 제주경제 기반 구축, 향토자원 5대 성장산업 육성 2. 수출로 잘사는 제주, 해외수출 1조원 시대 개막 3. 사람을 키우는 제주, 일자리 2만개 창출 4. 1차산업과 향토자원의 세계화 5.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제주, 해외관광객 2백만 유치 6. 엄마와 어르신이 행복한 제주 7. 환경, 문화행복지수가 높은 제주 8. 지역불균형이 없는 제주, 서귀포의 제주경제 허브로 9. 세계적 모범이 되는 제주형 특별자치 실현 10. 환경·평화·인권의 제주공동체' 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 로 모티브를 부여하여, '세계인이 사랑하는 국제자유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10대 전략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를 이루려면 '사람'과 '일'의 순서 못지않게 그 '일하는 사람'이 앉는 '자리'인 구조의 타당성 검토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리가 넘치면 마구잡이로 앉히게 마련이고 반대로 모자라면 '축객'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못 해낼 일은 세상에 없다. 또한 해낼 수 있는 일도 예사로이 그르치는 것이 사람이다. 제 자리에 앉을 사람이 앉아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 그러니 꼼꼼하게 '일' 하는 '사람'이 앉는 '자리'의 타당성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것을 주제넘지만 도민으로서 당부를 하는 바이다.
정말로 이사의 다함없는 포용과 명분과 논리가 제주특별자치도의 살림살이를 앞으로 하게 될 우 도정에서도 진가가 발휘되기를 바란다. <한림화>
'경제,사회문화 > 사회 ,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리병원 규제부터 풀어야 일자리 늘어난다 (0) | 2013.07.06 |
---|---|
지방공약 손질해 차 없는 도로 그만 만들라 (0) | 2013.07.06 |
중국의 베트남, 아시아 최대 국경폭포 '덕천폭포' (0) | 2013.07.04 |
'제2의 촛불시위'라더니..대학가, 사그라드는 시국선언? (0) | 2013.07.04 |
줄기세포로 사람 '肝씨앗' 만들어 자라게… 日 세계 첫 성공 (0) | 201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