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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정찰하던 '드론' 피자배달까지 한다

화이트보스 2013. 7. 9. 10:37

감시·정찰하던 '드론' 피자배달까지 한다

  • 설성인 조선비즈 기자
  • 김민철 조선비즈 인턴기자
  • 입력 : 2013.07.09 10:05

    
	도미노피자가 배달에 이용하는 '도미콥터'/유튜브 영상 캡쳐
    도미노피자가 배달에 이용하는 '도미콥터'/유튜브 영상 캡쳐
    도미노피자가 ‘도미콥터(DomiCopter)’라는 드론(무인비행기)을 이용, 배달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허핑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 대신 드론이 피자를 나르면서 지금보다 더 빨리 주문한 피자를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 국방용으로 사용됐던 드론이 최근 들어 화재 감시, 보도 지원, 영화 촬영은 물론 배달업에도 투입되고 있다. 드론은 헬리콥터나 경비행기에 비해 제조비가 적게 들고 저공비행을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드론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상무기다. 미국 공화당의 린드시 그래햄 상원의원에 따르면 드론 때문에 사망한 사람만 4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정찰·감시 등 민간인 대상 개인정보 수집에도 드론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00년 가까운 역사…미국·이스라엘이 주도

    지난 1916년 군인 출신 과학자 아치벌드 로우는 폭발물을 실은 공중 어뢰를 생각해냈다. 이것이 바로 드론의 기원이다. 처음부터 리모컨으로 정상 작동하는 무인항공기가 만들어졌던 것은 아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수명이 다한 유인항공기를 재활용하기 시작했고, 각종 전쟁에서 정찰용으로 드론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드론은 원격탐지장치, 위성제어장치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 등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하며, 공격용 무기로 지상군 대신 적을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드론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앞선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 국방부가 보유한 드론만 7000대에 달하며, 50억달러에 가까운 예산이 드론을 위해 집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유럽 등 많은 나라가 자체적으로 드론을 제조해 보유하지 못하고 미국, 이스라엘에서 구입해 쓰고 있다.

    유럽의 주요 항공방위기업들은 미국, 이스라엘에 대응하는 무인항공기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산불나면 화염 어디로 번지는지 알려줘…바닷 속 다니는 드론도 등장

    포브스는 “드론이 타코 배달부터 농작물 재배, 할리우드 영화촬영, 구조, 국경감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일례로 러시아 유조선이 알래스카 지역에서 좌초됐을 때, 빙하 속에서 길을 찾는데 도움을 줬다.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드론이 기온을 탐지, 산불발생시 화염이 어디로 번질지 소방관에게 알려준다. 과학자들이 동물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데도 드론이 기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드론 기술이 과학자들에게 더 싸고 안전하게, 정확하게 자연 세계를 해부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내 무인항공기 산업을 통해 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2015~2018년 사이에 136억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하늘이 아닌 바닷 속을 다니는 드론도 개발이 한창이다. 잠수함을 추격하고, 해양 표면을 걸어다니면서 카메라로 비디오와 각종 데이터를 노트북·태블릿PC 등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美, 5년 안에 상업용 드론 1만대 운영…사용 제한 법안 논의 활발

    미국 내에서는 정부 감시 당국이 드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디지털 시대의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드론이 알카에다처럼 해외 무장단체를 감시하는 용도 외에도 자국 내에서 재난구조, 불법이민 감시 등에 활용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의 에이미 스테파노비치 국가안보변호인은 “드론이 감시용으로 사용될 경우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 지 알고 싶어할 것”이라며 “하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30개주에서 공공·사조직에서 드론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연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항공국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 1만대 정도의 상업용 드론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의 사용을 보장하는 법적 테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