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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원로라는 이해찬의 '말'

화이트보스 2013. 7. 16. 11:41

野 정치원로라는 이해찬의 '말'

  • 김경화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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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16 03:03 | 수정 : 2013.07.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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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화 정치부 기자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발언 파문 이후 간신히 잠잠해진 정치권이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정치 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대전·세종·충북·충남도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김재규가 누구인가"라며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제 끊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선 무효 투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가벼운 언급에 '당선 무효'라는 단어까지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적대의 언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권은 불쾌한 감정을 넘어 차라리 개탄스럽다는 분위기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 뇌리에 많이 남아 있는 자리에서 활동해온 사람들은 끝까지 말을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 76명은 성명을 발표하고 "총리까지 지내신 분께서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양당이 서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데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왔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과 친노(親盧) 진영을 대표하는 원로 인사다. 김대중 정부 때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당내 최다선(6선)이기도 하다. 지난 20여년 야권 정치 전략가 중 그를 따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독선'이라는 꼬리표도 함께 따라다녔다. 지나치게 전투적이고 공격적이라는 말도 따라다녔다. '야멸찬 친노' 이미지를 만드는 데 그가 한 몫도 크다. 그의 이번 발언에 대해선 야권 내에서도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얘기"라는 등 말이 많다. 그의 말은 야권은 물론 한국 정계의 원로급 정치인이 한 말로는 너무나 부끄러운 말이다.

    민주당이 14일 오후 세종시 홍익대 세종캠퍼스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대전·세종·충북·충남 시도당 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지도부 인사들이 국정원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기자수첩] 野 정치원로라는 이해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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