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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노조 꼭 밟겠다는 생각, 옳지 못해"… 박지원 "朴 대통령은 중재 불편해해"

화이트보스 2014. 1. 2. 19:38

김무성 "노조 꼭 밟겠다는 생각, 옳지 못해"… 박지원 "朴 대통령은 중재 불편해해"

  • 장상진 기자
  • 입력 : 2014.01.02 16:33 | 수정 : 2014.01.02 16:35

    “철도노조는 오랜 파업으로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불법파업이란 점도 분명했다. 노조 본인들도 더이상 파업의 동력이 다 했다고 판단했고, 출구를 찾고 있었다. 이런 철도노조를 ‘꼭 밟아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다. 퇴로를 열어줘야 했다”

    철도노조 파업 중재의 주역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1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함께 출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 역시 “청와대에서 (철도노조와의 타협을) 엄청나게 반대를 했다. ‘차제에 노조를 완전히 짓밟아야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리 생각했던 것 같다. 그걸 김무성 의원이 ‘그렇게 파국으로 되면 연말 예산 등 모든 정국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판단, 뚝심으로 해냈다. 존경스럽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정부가 철도노조를) 밀어붙였으면, 예산정국이고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고 국회가 아무것도 안되는 것”이라며 “나 역시 아마 지금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는 원래 협상과 타협인데, 그동안 너무 상대를 인정하지 않아 협상과 타협이 없었다”며 “때마침 박기춘 의원이 좋은 안을 내서, 그 정도 같으면 정부가 수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평소 박지원 의원을 “형님”으로 부르는 등 서로 절친한 사이라는 점을 소개하면서, 박 의원에 대해 “정치의 맥을 제대로 짚어서 풀 줄 아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라고 했다.

    또 “(박 의원이) 어떤 일을 풀기 위해 욕 먹는 것을 각오하고 총대를 매는 스타일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고 존경하는 상대”라고도 평가했다.

    철도파업 여야 중재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의 카운터파트너였던 박기춘·이윤석 두 민주당 의원 역시 민주당 내에서 ‘박지원맨’으로 통하는 인물들이다. 박기춘 의원은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이던 시절 원내수석 부대표였고, 이윤석 의원은 박지원 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김무성·박지원 의원은 방송에서 이번 철도 파업 중재의 배경에는 평소 쌓여있었던 서로의 스킨십이 크게 작용했다고도 소개했다.

    장성민 MC가 “(철도파업 중재에 대해) 박 대통령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무성 의원은 “그런 것 전혀 없다. 사실과 다르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때 박지원 의원이 나서서 “내가 알기로는 굉장히 불편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듣기로는 청와대나 특히 대통령이 노조를 완전히 짓밟아서 길들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원망하는 얘기가 많이 들려왔다. 내가 아는 정부 인사도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그러나 김무성 의원은 처음으로 국민에게 대한민국 국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고 했다. 이날 새벽 통과된 예산안, 국정원 개혁안, 증세(增稅)안,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이 모두 “결국 김무성-박기춘 두 사람이 물꼬를 터서 이뤄진 것”이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