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보다 비싼 종자를 확보하라

금값보다 비싼 종자를 확보하라

주간무역

네덜란드 종자산업의 핵심 ‘시드밸리’ 벤치마킹해야 유럽의 강소국 네덜란드가 종자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것은 연구·개발(R&D)에 대한 높은 인식과 투자 덕택이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 민·관의 활발한 협력체계가 종자·종묘산업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우수한 품종의 개발은 막대한 로열티 지출을 방지할 뿐더러 유망 수출상품이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런 점에서 암스테르담 무역관과 함께 네덜란드 종자산업을 조명해봤다. ● 미래 유망한 종자산업 =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식량수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작물 생산을 위한 곡물, 채소, 화훼 종자를 개발하고 육성 보급하는 종자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각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신성장 동력산업인 종자산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2년 국제신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한지 10년이 지난 2012년부터 모든 작물을 품종보호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외국 종자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1년의 172억 원 중 네덜란드에 가장 많은 37억 원을 주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 외국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무려 7900억 원이나 돼 한국 종자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으나 외환위기 이후 주요 4개 회사가 모두 외국 기업에 인수됐고 이 과정에서 종자에 대한 권리도 이전됐다. 하지만 종자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글로벌 종자 강국 실현을 위해 2011년부터 정부 지원 하에 민간육종연구단지 유치계획과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 강력한 종자국 네덜란드 =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식품 수출국이다. 2011년 농업 총 생산액은 약 820억 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4%나 차지했다. 네덜란드 종자산업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세계 원예 및 작물종자 유통량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세계 종자·종묘 유통량 중 채소의 35%, 화훼의 43%, 씨감자의 60%가 네덜란드산으로 추산된다. 네덜란드의 종자, 종묘산업이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핵심 배경에는 R&D에 대한 높은 인식과 투자가 있다. 네덜란드 종자 기업들은 총 매출의 15%를 R&D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상위 1000대 기업의 R&D 투자비율인 4.7%, 유럽연합(EU) 종자산업 평균인 12.5%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네덜란드는 종자·종묘 R&D 투자액 중 85%는 신품종 개발, 나머지 15%는 육종기술 개발에 쓰고 있다. 혁신의 대표적인 지표인 종자품종 보호권 출원건수 역시 2012년 30% 이상을 네덜란드 회사가 차지했다. 네덜란드 공공기관인 NAK 등은 기업이 개발한 종자가 실제 신품종인지 판별하고 종자의 안정성을 테스트한다. 네덜란드 경제부 산하의 이 기관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강력한 종자 산업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하루 안에 종자 검정, 유통, 수송, 판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종자는 물론이고 재배방법, 친환경 농법, 재배시설 등을 하나로 묶어 패키지로 수출하는 것도 특징이다. ● 종자산업의 핵심 시드 밸리(Seed Valley) = 네덜란드에서는 종자 기업들이 북서 지방에 몰려 있는데 이곳을 ‘시드 밸리’라고 부른다. 약 370헥타르의 면적에 28개 지역으로 나뉜 이곳에서 글로벌 기업과 중견 기업, 정부가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네덜란드 종자산업의 핵심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한편 시드밸리 내 와게닝겐대학 연구센터는 유럽 최고의 농업분야 R&D 및 교육기관이다. <암스테르담 무역관>

2013/05/31 [20:37] ⓒ weeklyt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