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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돈 받고 中 들어가 제3인물 통해 위조"

화이트보스 2014. 3. 7. 12:05

국정원 돈 받고 中 들어가 제3인물 통해 위조"

  • 류정 기자
  • 윤주헌 기자
  • 입력 : 2014.03.07 03:01 | 수정 : 2014.03.07 10:17

    -'간첩 증거 위조' 파문
    국정원 협력자, 검찰 진술 뒤 모텔서 흉기로 자살 시도
    정치권·檢·아들에 유서 4장 "국정원이 부탁해 협조했는데 날 죄인 취급" 불만 나타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시도한 김모(61)씨는 국가정보원이 검찰에 낸 문서를 어디서 구했는지를 상세하게 알고 있는 이 사건 '핵심 인물'이다. 김씨의 진술에 따라서는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와 관련된 항소심 재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서 "국정원 돈 받고 위조 가담" 진술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 검찰에 나와 3차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검찰에서 "작년 12월 국정원 직원이 돈을 주고 시켜서 유우성씨 변호인이 제출한 정황설명서(싼허변방검사참 작성)를 갖고 중국에 들어가 '정황설명에 대한 답변서'를 제3의 인물을 통해 위조해 (국정원 직원에게) 제공했다"면서 "국정원이 위조 관련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김씨와 함께 문서를 입수하는 역할을 했던 제3의 인물에 대해 확인 중이다. 이 사람 역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씨는 국정원 요청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에 건너가 문서를 만들어왔는데도 국정원이 보호해주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다. /성형주 기자
    장시간 조사를 받고 5일 오전 5시쯤 검찰에서 나온 김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모텔에 투숙했다. 김씨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자기를 조사한 조사팀 검사에게 '인사를 못 하고 와서 메시지를 보냅니다. 죄송하고 건강관리 잘하세요. 이제 다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메시지 보냅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등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검찰은 즉각 경찰과 함께 김씨의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영등포 부근에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구체적 소재지를 탐문하고 있었다.

    모텔 직원은 이날 오후 6시 20분쯤 퇴실 시간이 지났는데도 김씨가 나오지 않자 방문을 열고 들어갔고, 목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김씨를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흉기로 목을 자해(自害)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야권 정치인 등에 유서 4장

    현장에서는 김씨가 쓴 유서 4장이 발견됐다.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김씨는 상처가 심하지만 의식은 있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안철수 위원장 등 야권(野圈) 대표 정치인, 검찰, 자신의 아들 등에게 각 1장씩 보내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서에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유서엔 네티즌들이 국가조작원이라며 희화화한 '국조원'으로 써 있음)을 개혁해 달라'는 내용을 적었고, 야당 정치인들에게는 '유우성이 간첩이 맞으니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에 와 있던 아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자신을 수사한 검찰에게는 '수고했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 시도한 김모(61)씨의 최근 행적. 유서 4장서 대통령·野圈에 메시지.
    김씨는 특히 국정원에 대해 '국정원이 문건을 부탁해 협조해줬는데 나를 죄인 취급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자기 신분을 검찰에 노출하고 조사까지 받게 한 부분에 대한 서운함이나 배신감도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김씨는 모텔 방 벽에 자기 피로 '국정원이…'라는 글을 적었지만 모텔 측이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적 김씨, 국정원 협력자로 일해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탈북한 뒤 중국 국적을 얻은 '중국인'이다. 김씨의 자살 시도가 알려진 뒤 중국 대사관에서 이를 확인하려고 연락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국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왔다갔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업이 계속 바뀌었고 한국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는 아들 등 가족이 있으며 최근엔 일정한 거처 없이 모텔 등을 옮겨 다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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