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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합병' 푸틴 고단수에… 뒤통수 맞은 美·EU

화이트보스 2014. 3. 7. 12:00

'크림반도 합병' 푸틴 고단수에… 뒤통수 맞은 美·EU

  • 김희섭 기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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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07 03:02

    [크림의회, 러시아와 합병 결의… 푸틴, 안보회의 긴급 소집]

    -주민투표 통과 가능성 커
    크림반도 인구 58%가 러시아계 주민으로 구성

    -크림반도 다시 긴장 속으로
    美 "우크라 영토 위협하는 인물들에 비자 발급 중단"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6일 러시아와 합병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친(親)러시아계 주민이 58.5%에 달하는 이 지역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러시아 합병안은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 의회의 이번 합병 결정은 러시아가 미국과 EU 등 서방과의 협상에 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던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나왔다. 세계 언론은 크림 의회의 결정이 러시아와의 교감 아래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단수에 미국과 EU가 완전히 농락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는 "크림 의회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크림 반도 인구구성.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령 일지.
    크림자치공화국, 러시아 땅 되나

    크림 의회는 6일 비상총회를 열어 '러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고, 오는 16일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결의에는 재적 의원 100명 중 78명이 찬성했다.

    주민투표에서 찬성 의견이 50%를 넘으면 크림자치공화국은 합병 절차를 진행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크림 의회의 결의안을 보고받은 뒤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크림 의회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의회는 다음 주 외국 영토를 병합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검토한다. 법안은 11일 소관위원회를 거쳐 14일 하원 전체 회의에서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리비아 재건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美국무장관 '당혹' -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리비아 재건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가 긴박한 국면에 접어들자 케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과 함께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AP 뉴시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는 우리 땅"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와 서방권은 크림 의회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임시정부 총리는 "크림반도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우크라이나 땅"이라며 크림 의회의 러시아 합병 결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주민투표에서 합병 결의가 통과되더라도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크림 의회의 러시아 합병 결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