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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海運동맹(세계 1~3위 선사연합 P3), 中으로 뱃머리 돌려… 釜山港 물동량 비상

화이트보스 2014. 4. 9. 17:08

세계최대 海運동맹(세계 1~3위 선사연합 P3), 中으로 뱃머리 돌려… 釜山港 물동량 비상

  • 채성진 기자
  • 입력 : 2014.04.09 03:04

    [부산항 1兆 환적시장, 中 본토 대형 항만과 경쟁]

    - 해운공룡 P3, 中 최우선 전략
    부산항 안거치고 곧장 중국行… 부산 노선 30% 축소 방침

    - '아시아 환적 1위' 부산항 위기
    亞~중남미·대양주 항로 등 틈새 환적 물량 공략하기로

    "새로 출범한 글로벌 해운(海運) 공룡이 부산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중국에 밀려 1조원대 환적(換積) 시장을 뺏길까 봐 걱정입니다."

    지난 2일 부산 중앙동 부산항만공사 28층 회의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공무원, 부산항만공사와 선사(船社),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등 30여명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지난달 22일부터 본격 활동을 개시(開始)한 세계 최대 해운 동맹체인 'P3 네트워크' 때문이다.

    부산항 북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다. 글로벌 해운 공룡 ‘P3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아시아 최대 환적(換積) 항구인 부산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부산항 북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한창이다. 글로벌 해운 공룡 ‘P3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아시아 최대 환적(換積) 항구인 부산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남강호 기자
    글로벌 1·2·3위 선사인 머스크(덴마크)·MSC(스위스)·CMA-CGM(프랑스)이 지난해 결성한 '해운동맹 모임'인 P3 네트워크는 "올 4월부터 아시아~유럽, 태평양, 대서양 등 주요 노선에 기존보다 운송 능력이 15% 정도 늘어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계 2위 경제 대국(大國)인 중국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항을 거치지 않고 중국 본토 항구를 곧장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에서 1위 환적항인 부산항에 '적색(赤色) 신호'가 켜진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P3 네트워크의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작년 한 해 환적 화물 처리로 1조원을 벌어들인 부산항의 지위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P3, 중국 북동부 환적 물량 '獨食'할 듯

    환적 화물은 항만 내에서 선박만 바꿔 싣고 떠나는 화물을 일컫는다. 예컨대 미국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컨테이너를 중간 기지인 부산항에서 소형 배로 옮겨 실어 중국의 여러 항구로 보내는 식이다.

    세계 10대 항만 컨테이너 처리량 비교 그래프
    그래픽=김성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부산항은 이를 통해 항만 사용료와 하역료 같은 수입을 짭짤하게 챙겨왔다. 부산항은 전체 물동량 가운데 환적 화물의 비중이 49%에 달한다. 특히 부산항의 환적 화물은 최근 3년 새 40% 정도 늘었다. 그 결과 환적 화물 처리에 따른 부산항의 매출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P3 네트워크는 최근 중국 상하이항과 닝보(寧波)항·저우산(舟山)항 등을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중간 기지로 기항했던 부산항의 비중을 축소키로 결정했다.

    부산항이 맡아온 중국 북동부 지역의 환적 물동량을 고스란히 중국 본토 항구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중국 항만의 수심(水深)이 부산항보다 평균 1~2m 더 깊어 초대형 선박의 접안이 용이한 데다, P3 네트워크 주축인 CMA-CGM사(社)가 닝보에 전용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P3 네트워크의 '기항(寄港) 계획' 문건에서도 '중국 중시(重視) 전략'이 확연하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동부·서부를 연결하는 23개 노선 중 상하이항을 기항지로 하는 노선은 22개. 부산항과 세계 5위 컨테이너항 자리를 다투는 닝보·저우산항을 기항지로 쓰는 노선은 20개다. 반면 부산항에서는 12개 노선만 운영한다. 3개 선사가 17개 노선을 운영하던 작년에 비해 30% 정도 감소하는 셈이다. 김종도 한진해운 전무는 "최근 중국 항만들이 규모를 키우고 시설을 개선하면서 부산항으로 갈 환적 화물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에서 환적되던 물량이 중국 닝보항에서 '역(逆)환적'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항, "중남미·대양주 등 틈새시장 공략"

    해운·항만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선박 대형화 추세와 중국 대형 항만들의 입김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부산항의 경쟁 우위가 앞으로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진선 부산항만공사 글로벌마케팅 팀장은 "부산항을 중심으로 소규모 선박을 활용해 환적 화물을 처리하는 기존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새로운 발상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항만업계는 아시아와 중남미·대양주·아프리카 등 남반구를 연결하는 항로의 환적 물량을 새 돌파구로 삼고 있다. 또 지금까지 해운사를 대상으로 했던 마케팅과 별도로 미국·유럽의 개별 화주(貨主)를 직접 찾아가 부산항의 장점을 설명하기로 했다.

    ☞P3 네트워크

    머스크(덴마크)·MSC(스위스)·CMA-CGM(프랑스) 등 글로벌 해운 시장의 '빅3'가 손잡고 출범한 동맹체.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 물량의 36%, 아시아~유럽 노선의 44%를 장악하고 있다. P는 프로젝트(project)의 약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