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09 03:01
[민간 위탁한 다케오市 도서관… 북카페로 변신하며 새 名所로]
도서관 인기에 숙박·식당 호황… 병원·학교도 기업과 손잡아
7년간 市부채 1000억원 줄고 이주하고 싶은 지방도시 5위에
휴일이었던 지난 5일 일본 사가(佐賀)현 다케오(武雄) 시립도서관. 아침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도서관 입장을 기다렸다. 주차장은 후쿠오카(福岡), 히로시마(広島)현의 번호판을 단 차량으로 붐볐다. '한번 꼭 가봐야 할 이색 도서관'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대도시에서도 자동차를 몰고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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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민간업체가 위탁 운영한 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소도시 다케오시의 시립도서관. /마이니치 제공
다카하시 사토시(高橋 ·42) 관장은 "이용자 40%가 시 외부에서 찾아온 사람이어서 주변 음식점 이용자도 덩달아 20% 이상 늘었고 일부 숙박시설은 예약률이 두 배로 뛰었다"면서 "도서관이 지역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다케오시는 위탁 운영으로 기존 운영비의 예산 10%를 절감했고 쓰타야는 편의시설 운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도서관뿐 아니라 시립 병원·학교도 '민간의 힘'을 활용해 변화시킨 다케오시는 '소도시 재생(再生) 모델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방은 물론 도쿄권 자치단체 공무원의 견학 행렬도 이어진다.
고령화로 고심하던 소도시의 변신을 주도한 사람은 히와타시 게이스케(樋渡啓祐·44) 시장이다. 도쿄대 출신 중앙부처 공무원이던 히와타시는 2006년 당시 최연소 민선 시장에 당선된 후 "민간의 힘을 활용해 활기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적자가 누적된 시립병원 민영화를 추진했다. 당시 시민단체가 의료를 상업화한다며 '시장 해임' 운동을 벌였다. 그는 사직 후 재선거로 정면 돌파했다. "낙후된 병원을 이용할 것인가,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라고 설득했다. 다케오시청은 "시립병원 당시 의사가 5명에 불과했지만, 민영화로 의사가 20명으로 늘었고 첨단 의료기기가 도입되면서 입원 환자가 3배, 구급 환자가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좋은 병원이 있는 소도시로 알려지면서 '이주하고 싶은 지방도시'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다케오시 부채도 7년간 1000억원 정도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