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03 02:56
중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든 1차적인 원인은 중국의 경기 침체에 있다.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7.4%로 목표치인 7.5%에 미치지 못했고, 4월까지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중국의 수출 감소로 인해 한국의 중국에 대한 원·부자재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경제의 변화에 우리 기업들이 대응하지 못한 데 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정책의 초점을 수출·투자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내수(內需)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바꿨다. 근로자 최저임금을 매년 10% 이상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소비재 비중은 늘고 있다.
여기다 중국 기업들이 오랫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 부품·중간재 부문에서 한국 기업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중반 50%대에서 최근 25%로 크게 줄었다. 그런데도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아직도 중국을 임가공 수출 기지로만 이용하고 있다.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대중 수출 1위에 올랐지만 내수 수입 시장 점유율은 4위에 그쳤다. 중국 현지 기업과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 자체가 하락하는 추세다.
중국은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는 최대 시장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대중 수출은 매년 1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공무역에만 의존해서는 대중 수출의 앞날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변화에 맞춰 기업들은 수출 상품을 고급화하는 등 새로운 수출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새 활로(活路)를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