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태어날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하지만 제대로 무용을 배우기까지는 부모님과 투쟁에 가까운 밀고 당김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자 드디어 엄마가 내 열성에 졌다. 당시 교습비로 1만원을 받아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승무’의 시어(詩語)를 내 몸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을 때 그 기쁨은 지금도 온몸이 떨릴 만큼 생생하다.
춤은 죽은 자도 살릴 수 있는 생명의 원천이다. 제사 의식 할 때 보면 항상 춤이 앞장선다. 신과 만나려면 신이 나야 하지 않겠는가. ‘신난다’는 신이 들어오시는 것을 의미한다. 춤은 신을 만날 수 있는 카톡, 즉 메신저 같은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순리를 저버린 게 근대인데, 인류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 그 순리를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는 길 중 하나가 춤이라 믿고 있다. 자, 다 같이 춤을 춥시다. 지구를 떠나서 우주여행을 떠나요. 둥둥 날아오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