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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로 장관을 이루는 밀양 사자평 고원

화이트보스 2014. 10. 23. 14:22

억새로 장관을 이루는 밀양 사자평 고원

[뉴시스] 입력 2014.10.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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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가을 억새가 바람에 물결 치며 하늘을 황금빛으로 수놓으며 장관을 이루는 계절 10월. 짧은 가을이 떠나기 전 꼭 한번 가고 싶은 산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재약산이다.

경남 밀양의 대표 산인 재약산은 산세가 수려해 '삼남의 금강'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명산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영남알프스는 수려하고 장엄한 영남의 지붕으로 태고부터 수많은 사람을 비롯한 산 것들을 그 넓은 품에 안고 삶을 이어가도록 해왔으며 이 산의 대부분이 밀양 땅에 속하거나 걸치고 있다.

재약산과 천황산, 가지산과 운문산, 구만산과 억산, 능동산과 백운산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를 보면 밀양을 가히 영남알프스의 종주로 일컬을만하다.

재약산 동쪽으로 능동산과 배내고개, 간월산과 간월재, 신불산과 영축산을 거쳐 다시 재약봉과 수미봉·사자봉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인 영남알프스 하늘 억새길은 전체 길이가 30km에 이르는 국내에서 가장 긴 억새 탐방길이다.

하늘 억새길 대부분 해발 1000m를 넘나드는 능선을 따라 이어져 역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조성된 둘레길 곳곳에 억새평원이 펼쳐지고 맑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재약산은 4.1㎢(약 120만 평)에 이르는 사자평 고원을 머리에 이고 있다. 비교적 날카로운 능선과 뾰족한 꼭대기로 이뤄진 일반적인 한국의 산들과는 지형이 좀 다른 것이 영남알프스란 이름이 붙은 연유이기도 하다.

표충사 남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를 만나게 되고 8부 능선 광활한 평원이 사자평 고원이다. 밀양 8경 중 하나로 고원이 워낙 넓어 백수의 왕, 사자의 영토에 견줄만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가을이면 억새로 뒤덮여 금·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이 억새는 햇빛을 받으면 은빛 물결을 이루다 황금빛에서 회색빛으로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특별한 것은 빛깔이 유난히 곱다.

또 초가을의 어리고 여린 억새에서부터 다 자란 늦가을의 키 크고 억센 억새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자평 고원을 간단없이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 일제히 군무를 춘다.

최근에는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가 개설돼 억새밭을 구경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얼음골 부근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직선거리 1.8km를 10여 분만에 올라 능선에 닿는다.

국내에서 가장 긴 거리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승강장 건너편 백운산의 백호 바위를 뚜렷하게 볼 수 있으며 푸른 산에 깔린 암릉이 마치 흰 호랑이가 걸어가는 모습이다.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인 녹산대는 해발 1020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승강장이며 이곳에서 바라보면 영남알프스의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영남알프스 하늘 정원'이다.

3시간 이상 걸리는 등산이 힘에 부치는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영남알프스 전경과 사자평 고원의 억새를 구경해도 좋겠다.

alk993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