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참기름, 고소함에 숨겨진 문제들

화이트보스 2014. 11. 5. 10:21

참기름, 고소함에 숨겨진 문제들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E-mail : doctor@dietnote.co.kr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서울의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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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1.04 15:25 | 수정 : 2014.11.0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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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함의 대명사 ‘참기름’.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코끝에 고소함이 감긴다. 참기름은 한식요리의 주요 양념으로 오랜 세월 우리 식탁에서 사랑을 받아왔다. 역설적이지만 ‘참’기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시장에 ‘가짜’ 참기름이 유통되고 있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얼마 전 고온에서 볶아 만든 참기름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참기름을 어떻게 먹어야 안전할까? 참기름은 참깨를 압착하여 얻은 기름을 말한다. 식용유와 달리 참기름은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참깨에 들어있는 리그난, 폴리페놀 등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고스란히 포함되어있어 건강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참기름에 함유된 세사미놀, 세사몰 등 항산화물질은 노화를 억제하고 간의 해독작용을 촉진하며 과산화지질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기름의 항산화효과는 들기름이나 올리브기름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한식요리의 주요 양념으로 사랑 받아온 참기름. 설날 등 명절 귀한 손님을 위한 선물로도 자주 사용됐다/조선일보 DB
    한식요리의 주요 양념으로 사랑 받아온 참기름. 설날 등 명절 귀한 손님을 위한 선물로도 자주 사용됐다/조선일보 DB
    문제는 내가 먹는 참기름이 진짜 참기름이냐 하는 것이다. 올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참기름의 15%가 향미유 또는 맛기름으로 불리는 가짜 참기름으로 드러났다. 가짜 참기름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짜 참기름이 많은 이유는 참기름이 다른 기름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값싼 옥수수기름이나 콩기름을 적당히 섞어서 판매하면 그만큼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나쁜 장사꾼들이 속임수를 쓰는 것이다. 가짜 참기름을 구별하려면 참기름을 구입할 때 성분표를 꼼꼼히 읽어보고 전통식품 국가인증마크부착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참기름 선택에서 소비자를 힘들게 만드는 또 다른 문제는 발암물질이다. 참깨에서 기름을 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가열을 하는 온압법과 가열하지 않고 채유하는 냉압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참깨를 볶은 후 기름을 짜는 온압법을 사용한다. 참깨를 볶으면 고소한 맛과 향이 더 강해지고 기름도 훨씬 많이 추출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볶음 과정에서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PAHs가 생성된다. 각 국가에서는 식용유지의 품질기준에 PAHs 함량을 규제하고 있다. EU에서는 PAHs 중 독성이 가장 높은 벤조피렌을 대상으로 허용량을 정했고 우리나라 역시 EU수준인 벤조피렌 2ppb이하로 기준을 설정했다.
    참깨와 들깨를 볶지 않고 기름을 짠 생참기름.생들기름은 일반 참기름.들기름보다 색이 훨씬 옅다. 왼쪽부터 생참기름, 일반 참기름, 생들기름, 일반 들기름./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참깨와 들깨를 볶지 않고 기름을 짠 생참기름.생들기름은 일반 참기름.들기름보다 색이 훨씬 옅다. 왼쪽부터 생참기름, 일반 참기름, 생들기름, 일반 들기름./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발암물질 논란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참기름은 생참기름이다. 참깨를 볶지 않은 상태에서 압착하여 기름을 추출하는 생참기름은 발암물질인 PAHs의 생성을 원천봉쇄했기 때문에 볶은참기름에 비해 안전하다. 하지만 생참기름은 참기름 고유의 고소한 향이 없다. 게다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도 어렵다. 소비자들이 생참기름을 구하는 방법은 일부 생협에서 구입하거나 가정용 착유기로 직접 짜먹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깨를 볶는 온도와 시간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그동안 진행됐다. 식약처에서는 지난 2013년 참기름 내 벤조피렌 저감화 방법을 발표했다. 그간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220도 이하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단시간 가열하면 발암물질은 최대한 덜 생기고, 고소한 향은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껍질을 벗기거나 볶은 후 강제배기를 통해 냉각시키는 방법도 벤조피렌생성을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짜 참기름 주의보'
    '가짜 참기름 주의보'
    하지만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런 정보에 무지할 뿐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모두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가정에서 직접 깨를 볶을 때도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또 가열이 끝난 후에는 재빨리 식혀야 벤조피렌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통방식’이나 ‘재래식’을 싸잡아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새롭게 밝혀지는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참기름을 보다 건강하게 먹으려면 구입한 후 가정에서의 보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유지는 보관과정에서 산소와 결합하여 산패가 일어나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저온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개봉 후 너무 오랫동안 두고 먹지 않도록 작은 포장의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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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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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위에는 누군가는(주로 업자들)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필요한 일이다. 기사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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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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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용유 발암물질, 견과류, 참기름 등.. 정보화시대에 많은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식생활원장이라는 명함을 내걸고 글을 쓰려면.. 하루 어느정도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등의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해야지.. 식품기능이란 논쟁적이기에..매 주 이렇게 정규적으로 쓸 주제는 결코 못 될 것 같은데

    허진 썸네일
    • 허진(nay****)2014.11.05 08: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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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먹거리건 다 문제가 있다. 무엇이던 과하지 않게 먹으면 문제가 없는데 이런식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이유가 뭔가. 참기름....우리 국민이 평생을 먹어 왔는데 하루 아침이 문제의 식품이라고 단정지우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이런식의 두루뭉실한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기사를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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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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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조선이 진정 독자들을 위한다면 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을 게재해야지.. 김부선씨도 아파트 난방비 관련하여 노력하는데.. 언론에서도 이런 학생들 수준의 글만 게재하기말고 실제 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을 게재해야지.. 발암물질은 식품으로 얻어지는 것보다 미세먼지등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얻는 것이 더 많을 지도..

    성순화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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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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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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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추석연휴에도 식용유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글을 게재했죠? 견과류를 잘못 먹으면 간경화증에 걸린다.. 등등 서민들을 겁주는 느낌의 글들을 게재하고 있는데.. 인간은 면역력이 있기에 서민들도 장수할 수 있는 것 아날까?? 이미숙씨가 포함시켜야 할 내용은 일반적인 식사에서 하루 얼만큼의 식용유, 참기름을 섭취하고 있으며.. 하루 얼마의 양을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내용일텐데.. 발암물질등을 나열하기 보다는.. ,, 공허한 메아리이지만 프리미엄조선에 건의.. 인간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의류, 주거도 중요하므로 각 주제가 한 주 씩 공평하게 게재되기를.. 생기름 관련해서는 몇주전 조선일보 기자가 게재하였는데.. 이 글에서 또 게재되고.. 먹는 것 기사만을 게재하면 중복되는 내용들도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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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웅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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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기름 먹는 맛이나 담배피우는 맛이나 학설적으로 기호식품 그래도 참기름은 간접피해는 없네요 담배보다 즐거운인생 생로병사 목탁소리가 들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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